40대 아재들과 11세 초등생이 금메달 따는 종목…e스포츠는 나이를 묻지 않는다

남정석 2026. 9. 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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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의 2개 결승 종목에서 묘한 대조가 펼쳐졌다.

먼저 개최된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에선 일본의 11세 게임 신동 구리하라 유키가 두 배 이상 나이가 많은 25세의 한국 강동신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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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한국의 강동신과 일본의 11세 신동 구리하라 유키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한국 e스포츠 대전 격투게임 대표팀의 '아재 3인방' 배재민 연제길 이광노가 26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지난 26일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의 2개 결승 종목에서 묘한 대조가 펼쳐졌다.

먼저 개최된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에선 일본의 11세 게임 신동 구리하라 유키가 두 배 이상 나이가 많은 25세의 한국 강동신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불과 몇시간 뒤 한국의 1980년대생 '아재 3인방'이 태극마크를 달고 대전 격투게임에서 일본을 꺾으며 금메달을 합작했다. 아들과 아버지뻘이 같은 무대에서 메달을 경쟁하는 생경하면서도 흥미로운 풍경, e스포츠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대전 격투게임 단체전에 출전한 이광노(45), 배재민(41), 연제길(39)은 모두 1980년대생으로, 평균 나이가 '무려' 41.7세이다. 어린 시절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을 즐기던 대표적인 '오락실 세대'로, 취업하고 결혼한 뒤에도 수십년 동안 게임을 놓지 않았던 이들은 이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일본을 꺾으며 이번 대회 한국 e스포츠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금메달을 따낸 뒤 배재민은 "저희가 40대임에도 해냈다. 많은 40대 분들도 우리를 보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연제길은 "금메달을 따는 순간 아내와 아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다른 종목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소감을 밝혔다.

반대편에는 11세의 구리하라 유키가 있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구리하라는 초등생임에도 큰형이나 아버지뻘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별다른 동요없이 '시크'한 표정으로 평정심을 유지, 더 큰 화제가 됐다.

올해 30세인 '페이커' 이상혁이 역대 3연속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로 나서는 것도 분명 특별한 장면이다. e스포츠는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이 필요한데다, 동체시력도 좋아야 하기에 20세 전후가 최전성기로 평가받고 있다. 군입대를 하는 대부분의 프로게이머가 은퇴를 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상혁은 e스포츠 선수로선 '환갑'이라 할 수 있는 30세에도 여전히 국가대표로 뛰고 있으며, 오는 2029년까지 현역 계약을 하는 등 프로게이머로서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김영찬의 사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란 투리스모7'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영찬은 실제 자동차 레이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실제 서킷에서 자동차를 모든 선수가 가상 레이싱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며 아시안게임 메달까지 따낸 것이다. 많은 드라이버들이 레이싱 시뮬레이터로도 훈련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맞닿아 있는 케이스이다.

2030년 도하아시안게임, 2034년 리야드아시안게임은 모두 e스포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두 중동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e스포츠는 정식 종목으로서의 생명력은 물론 더욱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이상혁이 4번째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고, 50대에 곧 접어들 '아재 3인방'도 실력만 유지한다면 얼마든 국가대표로 다시 뽑히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게임을 시작하는 나이도, 국가대표가 되는 나이도,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는 시간도 분명 색다른 e스포츠의 매력은 이런 '나이와 경계의 파괴'라 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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