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우크라이나 ‘요격용 고속 무인기’ 실전 배치…러시아 공습 막을 방파제 될까
제트추진 러시아 무인기 후방서 접근해 격추
기존 무인기에 없던 ‘고속 비행 능력’ 확보
정확한 성능과 제원·추진기관 등은 미공개
대량생산 역량 따라 무인기 전투 승패 결정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핵심 무기로 떠오른 무인기(드론)를 두고 양국 간 ‘창과 방패의 대결’이 격화하고 있다. 올여름 들어 러시아가 빠른 비행이 가능한 제트엔진 장착 무인기를 전장에 증강 배치하자 우크라이나가 새로 개발한 고속 무인기를 요격용으로 실전 배치하며 맞대결에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제트엔진을 장착한 러시아 무인기를 상대할 역량이 부족했지만, 새 무인기 개발로 공중전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검’을 손에 넣었다. 우크라이나가 만든 새 고속 무인기의 대량 생산 여부에 따라 향후 전쟁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속 무인기 요격 영상 공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보안국(SSU) 산하 부대가 제트엔진으로 추진되는 러시아 무인기에 맞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요격용 무인기가 실전에 성공적으로 배치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메시지와 함께 동영상 하나를 올렸다. 동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 신형 무인기가 들판에서 출격한 뒤 매우 빠른 속도로 비행한다. 그러다 공중에서 러시아 무인기로 추정되는 기체 후미를 카메라로 포착한다.
그 뒤 러시아 무인기 꽁무니에 점차 접근하더니 거의 닿을 듯 가까워진다. 이 장면 직후 화면은 꺼져버린다.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뒤에서 들이받아 러시아 무인기를 격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 무인기보다 우크라이나 무인기 비행 속도가 빨랐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미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다 거리를 좁혀 충돌하는 전술은 실행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군사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내 방위산업체가 러시아의 제트엔진 무인기를 파괴하도록 설계한 새 무인기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있었다”면서 “이번 실전배치는 해당 기술의 결과”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서 무인기는 핵심 무기로 부상했다. 개전 뒤 4년 반 동안 기술이 향상되면서 상대 지상 시설이나 장비를 공격하는 소형 미사일의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주목되는 무인기 기술의 특징은 제트엔진 장착이다. 제트엔진 무인기는 프로펠러를 돌리는 무인기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속도가 빠르면 격추되지 않고 공격 임무를 완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제트엔진 무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은 러시아다. 서방 언론에 공개된 우크라이나군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속 240~500㎞로 비행하는 무인기, 즉 제트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빠른 무인기를 지난 6월 약 450대 띄워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그런데 두 달이 흐른 8월에 이르자 이 숫자가 6배 늘어난 약 2850대로 급증했다. 러시아는 제트엔진을 장착해 시속 약 500㎞를 내는 샤헤드 변종 무인기를 많이 띄운다.

‘매복 전술 한계’ 극복 대안 될 듯
한대당 1억원 수준인 지상 공격용 무인기를 잡으려고 한 발에 약 20억원씩 하는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무인기는 요격용 무인기로 잡는 것이 합리적이다. 문제는 비행 속도다.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한 요격용 무인기 속도는 대부분 시속 20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제트엔진 무인기(시속 약 500㎞)를 추격해 충돌 공격을 하기에는 너무 느리다.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SNS에 공개한 동영상 속 새 무인기는 제트엔진 무인기를 쫓아가 들이받았다. 느린 속도라는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고속 무인기 없이 제트엔진을 단 러시아 무인기를 일부라도 막으려면 어려운 전술을 써야 한다. 러시아 무인기의 예상 비행경로에서 숨죽여 기다리다 측면이나 정면에서 갑자기 나타나 덮쳐야 한다. 러시아 무인기가 비행 방향을 바꿀 때 속도가 약간 줄어드는 틈을 노려 재빨리 공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작전을 쓰려면 러시아 무인기가 날아들 ‘길목’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필수다. 하지만 하늘은 넓다. 어디로 무인기가 날아올지 예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매복’으로는 작전 성공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새로 실전 배치한 무인기의 자세한 제원이나 공격 능력을 밝히지 않았다. 어느 정도로 빨리 나는지, 얼마나 먼 거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도 오리무중이다. 특히 무슨 엔진을 썼는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무인기처럼 제트엔진을 달았는지, 그와 유사한 속도를 뽑아내는 혁신적인 추진기관을 장착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빠른 비행 속도’를 낸다는 점은 분명하다. 향후 러시아 무인기 공습에 대응해 치열한 방공전을 치를 기본 역량을 갖춘 셈이다. 우크라이나 새 무인기의 대량 생산 여부가 향후 전쟁 판도를 가를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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