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의 바이시클킥처럼 과감하게”…노벨상 석학이 韓영재들에게 한 조언 [톡톡에듀]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6. 9. 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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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과학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스웨덴의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잉글랜드와의 A매치 경기에서 터트린 바이시클킥 골장면이 연신 반복 재생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가 공동 개최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맥밀런 교수는 이날 서울과학고를 방문해 미래의 노벨상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과감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제로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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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연구에 도움주는 존재
실패도 좋은 경로찾는 방식
지난 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과학고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과학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스웨덴의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잉글랜드와의 A매치 경기에서 터트린 바이시클킥 골장면이 연신 반복 재생됐다. 축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환상적인 골을 계속 보여준 이는 다름 아닌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맥밀런 프린스턴대 교수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가 공동 개최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맥밀런 교수는 이날 서울과학고를 방문해 미래의 노벨상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과감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실제로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한 시도의 예시로 든 것이 바로 즐라탄의 골장면이었던 것이다.

스코틀랜드 철강회사 노동자 가정 출신인 맥밀런 교수가 노벨상 수상자가 되기까지 쉬운 여정만 거친 것은 아니었다. 맥밀런 교수는 “친형이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받은 월급이 30년간 철강회사에서 근무한 아버지의 월급보다 많았다”며 “그 이후로 대학에 가야한다는 압박이 시작됐다”며 웃었다.

형이 공부한 물리학 대신 화학에 관심을 보인 그가 글래스고에서 공부하다 미국으로 넘어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18통의 편지를 직접 보낸 뒤 19번째 편지에야 겨우 답장을 받고 입학과정을 밟아 미국에 갈 수 있었던 그는 “교육은 세상으로 가는 여권과도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후 UC어바인과 버클리 등을 거쳐 현재 프린스턴 대학에 몸 담은 맥밀런 교수는 당뇨병 치료제를 만드는 데 활용된 비대칭 비금속 유기촉매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상이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이 근본적인 것을 한번 이해한 뒤에야 비로소 폭넓은 활용이 시작된 것”이라며 “우선 호기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흥미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상 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 윤석열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명인을 만날 수 있었다고 소개한 맥밀런 교수는 “처음 노벨상을 받았다고 전화가 왔을 때는 동료들의 장난인 줄 알았다”며 “다양한 리더를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으니 노벨상 수상에 장점이 있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현재 맥밀런 교수는 노벨상 상금으로 부모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스코틀랜드 학생들을 돕고 있다.

맥밀런 교수는 자신의 노벨상을 두고 “내가 대표로 받았을 뿐 동료 교수들과 연구실 학생들이 모두 함께 수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실패도 해봤지만 돌이켜보면 실패는 답을 찾는 데 이르는 여러 경로 중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알려주었던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연구할 때도 여전히 사람인 당신이 고삐를 잡고 결정을 하는 것이니 겁내지 말고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강당 300석을 가득 채운 서울과학고 학생들도 석학의 강연에 감동받은 모습이었다. 3학년 김기현 군은 “과학자로서의 동기 부여를 해주는 좋은 경험”이라며 “나 역시 화학에 관심이 많아 반도체 소자, 배터리, 제약 등 여러가지 실용적인 측면에서 세상에 도움이 되고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2학년 정영린 양 역시 “학문의 경계가 크지 않은 시대이니만큼 어느 분야를 택하더라도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공부하겠다”며 “우리 학교에서도 나중에 노벨상을 수상하는 사람이 나와 이런 강연을 또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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