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감옥 보내려는 검찰 정치·진영 대립이 10년간 韓 사회 지배”

구자홍 기자 2026. 9. 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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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준석(41) 개혁신당 후보는 8.34%, 291만7523표를 득표하며 제3후보로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엄청난 정치적 원심력이 작용한다.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지방선거 직후 수많은 사람이 이탈했고,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이 당을 끝까지 지키려 했지만 결국 본인은 불출마하고 구성원들은 당시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개혁신당 안에도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다. 대선을 앞두고 당을 이탈했던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삼국지의 한 장면이 겹친다. 장비의 부하 범강과 장달은 장비의 목을 베어 오나라 손권에게 바치며 자신들의 투항을 정당화했다. 아무 일도 없는데 무작정 당을 떠날 수는 없으니, 자신을 불합리한 피해자로 포장하고 당내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명분을 만드는 패턴이 반복된다.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당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당은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총선을 1년 반 앞둔 지금 같은 시점에 이 문제를 미리 노정시켜 판을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당내 구성원들에게 강한 화두이자 챌린지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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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 대표직 사임 않았으면 벌거숭이 임금님 됐을 것
● 당내 구성원들에게 강한 화두이자 챌린지 던진 것
● 소수정당, 필요한 조치 않으면 생존 위기 봉착
● 아무것도 않으니 얻지 못하고, 얻는 게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해
● 친중몰이·부정선거 등 저급한 어젠다 아닌 ‘정치 본질’ 고민
● 호르무즈 파병? 확고한 국방·외교 독트린 정립 먼저
● 대선 후 정치적 허무주의 느껴…AX 시대 대비
● 준비된 공약 없이 정책 급조하니 국가적 혼란 반복
● ‘올공’ 이슈, 정부에 대한 불만을 ‘정의의 문제’로 인식
● 사이버 레커식 정치와 표류하는 국정 운영에 맞서 싸울 것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조영철 기자
2025년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준석(41) 개혁신당 후보는 8.34%, 291만7523표를 득표하며 제3후보로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꼭 1년 뒤에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개혁신당 후보 192명을 냈지만 기초의원 1명 당선에 그쳤다. 1년 만에 당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여기에 개혁신당 소속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정이한 후보의 피습 자작극 사건까지 논란이 됐다. 당을 이끌고 있던 이준석 당시 당대표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쇄신책으로 2028년 치러질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에 경기 남부 지역에 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내 이견에 봉착하자 8월 26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창당 주역인 이준석 없는 개혁신당이 과연 존속할 수 있을까. '먼저 온 미래'로 여겨지며 촉망받던 차세대 정치인 이준석의 질주는 멈추는 것일까. 9월 10일 오전 여러 의문을 안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외교·안보·국방 정책을 심도 있게 다루는 국회무궁화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그에게 현안으로 떠오른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관한 질문부터 던졌다. 

확고한 국방·외교 독트린 세워야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해야 한다고 보나.

"명확하고 확고한 국방·외교 독트린을 미리 세워둘 필요가 있다."

국방·외교 독트린?

"앞으로 우크라이나나 중동 등 분쟁지역에서 K-방산 및 한국 무기에 대한 국제적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세계대전을 돌아보더라도, 미국이 처음에는 무기만 제공하는 물자 지원으로 시작해 나중에 참전하는 방식으로 단계별 역할 변화를 가져갔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사안이 터질 때마다 매번 개별적인 정치적 결단을 강요받지 않으려면 확실한 원칙이 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쟁을 일으킨 침략국에는 무기를 제공하지 않지만, 침공을 받은 국가에는 방어용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든지, '동시다발적 지원 요청이 있을 때는 어떤 우선순위 원칙을 적용할 것인가' 등 가이드라인 등을 미리 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원칙이 없으니 매번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제안을 거절하려 해도 명분이 없어 난감해지는 상황이 생긴다.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방어용 무기, 특히 천궁-II 같은 미사일 디펜스(MD) 체계에 대해서는 제공 의사를 밝혀도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거래조건이 중요하다. 전쟁 중인 국가에 무상이나 외상으로 무기를 공유하는 형태는 우선순위에서 배제한다는 등의 거래 원칙이 서 있어야 한다."

파병이나 군사적 기여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까지 우리나라 파병 역사를 보면 청해부대를 포함해 징집병보다는 전문화된 병력 위주로 파병해 왔고, 그 병력이 장기적으로 국방 전력 강화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활동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지금 국방 일선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드론 워페어(drone warfare) 같은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수많은 숙련병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실전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병종이 무엇이고, 파병 대상이 누구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전투병이냐 비전투병이냐의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다. 비전투병은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전투병이라 해도 우리가 소총병을 파병할 리는 없지 않나. 방공 체계 등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란이 우리 선박을 피격한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이란에 할 말이 분명히 있다. 지금까지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넘어간 측면이 있지만, 만약 파병이 불가피하다면 철저히 방어적 조치에 국한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호르무즈해협의 평화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항행의 자유 확보를 위한 파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야 한다?

"만약 이란이 한국의 파병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보복성 조치를 거론한다면, 이란 역시 한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이 파병하지 않는다면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에 대한 무제한적 항행 자유를 보장하겠다' 같은 교환 조건이나 외교적 지렛대가 존재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한국 선박의 통행 자유를 완전 보장하라고 이란에 적극 요구할 필요도 있다."

이 의원은 화상회의로 미국 및 일본 학자들과 논의한 내용을 소개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가 종결된 후 전후 복구 비용으로 최소 200조 원에서 300조 원 규모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미국이 이를 배상금 형태로 이란에 지불할 리는 만무하다. 결국 이란은 항행의 자유를 가로막고 선박 통행료를 부과해 재건 비용을 충당하려 할 공산이 크다. 1년에 30조~40조 원을 거두려면 선박 한 대당 거의 20억 원에 달하는 통행료를 물려야 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곧바로 우리나라 석유 가격과 물가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외교적 지렛대를 철저히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

필요한 조치 하지 않으면 생존 위기 봉착

화제를 국내 정치 문제로 돌렸다. 

개혁신당 창당을 주도했고 대선후보와 당대표로 활약하며 당을 이끌어왔는데, 갑자기 대표직에서 사임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정치인 중 90% 이상은 소수 정당을 경험해 보지 못한다. 그런데 나는 공교롭게도 바른정당, 새로운보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개혁신당까지 경험하게 됐다. 작은 정당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즉각 생존의 위기에 봉착한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조치?

8월 26일 이준석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선거가 다가올수록 엄청난 정치적 원심력이 작용한다.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지방선거 직후 수많은 사람이 이탈했고,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이 당을 끝까지 지키려 했지만 결국 본인은 불출마하고 구성원들은 당시 미래통합당에 합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개혁신당 안에도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다. 대선을 앞두고 당을 이탈했던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삼국지의 한 장면이 겹친다. 장비의 부하 범강과 장달은 장비의 목을 베어 오나라 손권에게 바치며 자신들의 투항을 정당화했다. 아무 일도 없는데 무작정 당을 떠날 수는 없으니, 자신을 불합리한 피해자로 포장하고 당내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명분을 만드는 패턴이 반복된다.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당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당은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총선을 1년 반 앞둔 지금 같은 시점에 이 문제를 미리 노정시켜 판을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당내 구성원들에게 강한 화두이자 챌린지를 던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이다?

"그렇다. 그동안 개혁신당 내에서 제가 구성원들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거나 주도한 적이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생겼다. 하지만 총선을 1년 반 앞둔 시점에서는 필요한 일을 제때 하지 않으면 무의미하게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게다가 요새는 정당 내에 강력한 결사체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친박'이었던 이들이 '친황교안'이 되고, '친이준석'이었던 이들이 '친한동훈'으로 갈아타는 것처럼, 사람에 대한 충성이나 결사체 개념이 사라진 구조적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제가 전략적으로 경기 남부 지역에 화력을 집중해 확고한 지역 기반을 형성하자고 제안했을 때, 당내 누구도 호응하지 않았다. '이준석이니까 동탄에서 당선된 거지'라며 자조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얻은 게 없으니 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한루프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 악순환을 깨뜨리기 위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

정치 시스템, 작동 불능 상태 빠져

창당 주역이 대표에서 물러난 개혁신당이 과연 존속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지극히 모순적 지적이다. 당대표의 전략적 방향성이나 지도는 따르지 않으면서 당대표직은 계속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중성을 깨뜨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당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대표직 사퇴 이후 정치인 이준석은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나.

"수많은 기존 국회 시스템이 앞으로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이 인공지능(AI) 기술과 새로운 조류, 즉 인공지능 전환(AX)이다. 정치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 정치의 관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이 전통적 미디어를 무시하고, 미디어 역시 특정 정치인을 무시해도 정치판이 어찌어찌 굴러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 지형 외에도 여론을 파악하는 기술이나 정책을 수립하는 방법론 등 수많은 영역이 무주공산으로 방치돼 있다. 정당 내에서 누구도 고민하지 않는 이 방법론들을 혁신하는 게 목표다. 

솔직히 대선 이후 일종의 정치적 허무주의를 느꼈다. 윤석열과 이재명이 순차적으로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보며 대한민국의 정치 시스템이 심각하게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음을 실감했다. 서로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 샅바싸움을 벌이던 검찰 정치와 진영 대립이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했다. 대중은 자극적인 사화(士禍)나 '누가 감옥에 가느냐'는 일에만 반응하게 됐다. 그사이 제가 정치에서 다루고 싶었던 이공계 어젠다, 그리고 중국과의 실질적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론 등은 뒤로 밀려났다. 보수진영은 그저 반중(反中) 감정에 기대 '혐중' 선동을 일삼고, 과거 '너 종북이지'라며 사상 검증을 하던 것처럼 '친중몰이'를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다. 부정선거 음모론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저급한 어젠다 설정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정치의 본질을 찾고자 고민하고 있다."

2025년 5월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표 새 정치'의 구체적 지향점이 무엇인가.

"용혜인 의원 사례를 보면 정치의 허무한 단면이 잘 드러난다. 민주당은 저에게 매번 '갈라치기' 프레임을 씌웠지만, 정작 여성주의와 페미니즘 조류에 올라타 선민의식을 보이던 이들의 행태는 어떠한가. 당명이 '기본소득당'인데 정작 기본소득에 대한 건설적 담론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정치의 허무한 지점들을 실질적 정책 효능감과 비전으로 채우려고 한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유권자의 선택은 제3지대 확대보다 거대 양당 구도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저질 대선을 무한 반복하게 된다. 근소한 표 차이로 저질 후보를 선출하고, 거대한 비호감 진영들이 핑퐁 게임처럼 정권을 주고받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2022년 대선 당시 '대장동이 누구 거냐'는 이슈가 과연 대선의 본질이어야 했을까. 수사해서 죄가 있는 사람을 처벌하면 될 일 아니었나. 두 번의 대선을 치르는 동안 후보들의 교육정책, 경제정책, 대북정책이 무엇인지 알고 표를 던진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호텔 경제학' 같은 주장으로 희화화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제 독트린이나 교육정책이 무엇이었는지, 의대 증원 파동은 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지금껏 아무도 알지 못한다. 준비된 공약과 플랫폼 없이 선거를 치르고 사후에 정책을 급조하다 보니 국가적 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9월 15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정치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선악 정치의 극대화, 스스로 심판자라 착각하는 정치인들

왜 이러한 정치적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반복된다고 보나.

"‘선악(善惡) 정치'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정치인을 대단한 선인으로 포장하지만, 검사 출신 정치인은 남을 기소하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기소되지 않았을 뿐 본인들이 깨끗해서가 아니다. 여전히 스스로를 선의 대표자이자 심판자로 착각하고 있다. 독재자의 본질은 비상사태를 마음대로 선포하는 자다. 스스로 선과 악을 가를 수 있다고 단언하는 인물이 가장 위험한 지도자다. 이런 점에서 현재 보수진영에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를 감옥에 넣기만을 바라는 '검찰주의'에 편입된 지 오래다."

여당 주도로 검찰청 해체 등 개혁안이 현실화했다. 

"범죄를 단죄하는 사정 기관으로서의 검찰 기능은 존중한다. 하지만 정치에 개입된 '검찰주의'를 무너뜨린 것은 야당이 아니라, 검찰주의자들 스스로의 모순과 권력 오만이었다. 윤석열 정부 당시의 비상계엄 선포 시도가 대표적 사례다. 법 기술자로서 단기적 목표를 위해 수사 기록이나 수사 계획서를 유출하고, 공안검사 출신이 부정선거론을 밀고 있는 모순된 현실이 검찰주의의 민낯이다. 정치권에서 검찰주의는 하루빨리 청산돼야 한다."

6·3지방선거 이후 올림픽공원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세월호 참사 이후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던 일들의 리버스(reverse·역전) 현상이다. 국민이 사고에 대해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과 별개로, '박근혜 정부가 정국 전환을 위해 인신 공양을 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유포되며 '사회적 검은 돌(메카의 검은 돌 같은 비이성적 성지)'이 만들어졌다. 지금 보수 일각에서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부정선거 주장은 무지와 반지성의 '검은 돌'을 스스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

올림픽공원 시위대는 선관위의 선거관리 부실을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한다.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6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논리적 모순이다. 지난 7년간 부정선거론자들은 사전투표가 조작됐다며 본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행정적 오류와 문제는 모두 본투표 과정에서 발생했다. 전산화가 아닌 인력에 의존하다 보니, 한두 시간 교육받고 투표 현장에 투입된 일반 지자체 공무원들이 집계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200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면 확률적으로 오류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인형 눈알 2000만 개를 붙이라고 해도 숙련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은 50만 개의 불량품을 낼 수 있다. 투표함에서 타 지역 투표용지가 나오는 사례 역시 부정선거를 증명하려는 극단적 개인이 투표용지를 주머니에 넣어 타 지역 사람에게 전달해 다른 지역 투표함에 던져 넣는 범죄행위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다. 그럼에도 이들은 합리적 검증 가능한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에는 반대하고, 사전투표 폐지와 전면 수개표만 고집한다. 합리적 토론 대신 유튜브 등 자극적 매체를 동원해 '이준석을 처발랐다' 식의 섬네일로 여론을 선동하며 사이버 레커식 유튜버들의 놀이 문화로 전락했다."

젊은 세대, '공정과 정의'에 민감하게 반응

창당 이후 국회에 입성하고 대권에도 도전했지만 정작 젊은 세대를 위한 효능감 있는 정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혁신당 창당 초기부터 우리는 국민연금 개혁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다. 국민연금 시스템을 그대로 방치하면 미래세대에게 거대한 재정 폭탄이 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신연금과 구연금의 분리'라는 근본적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야 양당은 정치적 야합을 통해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다만 젊은 세대의 경우 30~40대 이상에 비해 부동산, 금융 등 직접적 정책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 올림픽공원 이슈에 일부 청년들이 호응한 것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구조적 불만을 '정의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의 분열로 향후 선거에서도 승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보수진영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지난 10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왜 2022년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만 승리했는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김종인과 이준석은 극우 세력이나 반지성주의 집단과의 싸움을 주저하지 않았다. 외연을 확장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보수 정치인들은 표의 확장성을 고민하기보다 당내 극단적 지지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전투표 폐지' 같은 자해적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거주지와 주소지가 불일치하는 젊은 직장인, 타지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제도다. 이 제도를 폐지하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이나 바쁜 직장인들은 본투표 당일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는 멍청한 전술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 정부는 교과서와 학문적 공리(公理)를 부정하고 있다.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와 공급 법칙을 부정하며 '호텔 경제학' 같은 함량 미달의 논리를 펼치고, 통화량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상식을 부정한다. 헌법학 교과서에 명시된 대법관 제청권과 국회 동의권, 대통령 임명권이란 삼권분립의 원칙마저 흔들고 있다. 국가 통치 시스템과 엘리트 집단을 부정하고 형해화한 결과, 향후 대형 비리나 거악이 출현했을 때 이를 수사할 주체가 사라졌고, 안보 위기 시 국가를 수호할 군 지휘부의 역량마저 약화했다. 물 온도를 맞추지 못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아마추어식 국정 운영과 말 한마디로 주가 레버리지를 흔드는 불안정한 정치는 결국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이준석이 꿈꾸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저는 앞으로 반지성(anti-intellectualism)과 끝까지 싸우겠다. 부정선거 음모론이나 진영 논리 같은 반지성으로 정치적 자산을 쌓아 올려봐야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외교를 잘할 수 있나, 수출을 더 할 수 있나,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 대한민국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적 정치 공세일 뿐이다. 이성과 철학이 부재한 사이버 레커식 정치, 그리고 명확한 외교 독트린 없이 표류하는 국정 운영에 맞서 싸울 것이다. 확실한 국가적 독트린과 합리적 데이터, 그리고 미래 지향적 어젠다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개혁해 나가겠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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