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 보수 장동혁 지켜라"... '배신자론'으로 더 단단해진 보수 유튜브 [유튜브 부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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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켜지면 수만 명이 동시 접속해 화면 오른쪽 채팅창을 채우기 시작한다.
3월 9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의 '절윤' 결의문이 채택됐을 때도 보수 진영 유튜브 채팅창은 장 대표를 지켜야 한다며 배신자 찾기에 열을 올렸다.
한국일보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고성국TV' '배승희 변호사' '신의한수' 등 대형 보수 유튜브 3개 채널에서 오간 실시간 채팅 91만1,394건을 분석한 결과, 채널별 누적 작성 글 상위 1%(445명) 참여자 중 67%(299명)가 장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글을 채팅창에 잇따라 올렸다.
지선 전후 30일간 보수 정치 유튜브 채팅창에서 장 대표 언급량은 1만 건당 225회에서 609회로 3.1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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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0.1%가 채팅 27.5%...기울어진 공론장
지선 직후 사퇴론...유튜브선 '영웅' 서사 완성
유튜버끼리도 '배신자' 논쟁...장 비판하니 조회수 급감
편집자주
정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켜지면 수만 명이 동시 접속해 화면 오른쪽 채팅창을 채우기 시작한다. 초 단위로 쌓이는 채팅 위에서 하나의 거대한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여론은 누구의 목소리고, 실제 선거 결과와 얼마나 닮아 있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치 유튜브 채널 6곳에서 8개월간 취합된 실시간 채팅 데이터 약 1,409만 건을 분석했다.

정치 지도자를 지키는 말 곁에는 늘 '배신자'가 있었다. 배신자란 평가에 "동의하지 않지만, 제 정치를 가시밭길에서 돌밭길로 어렵게 한 건 사실"이라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처럼 배신자론은 보수 진영에서 주류와 비주류를 편 가르는 효과적인 정치 프레임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끊임없는 사퇴 압박을 받아온 상황 또한 배신자론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장 대표가 1월 7일 보수 쇄신안을 내놓겠다며 "과거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말로 '윤 어게인'과의 절연을 외면했을 때도, 같은 달 29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제명됐을 때도 보수 열성 지지자들은 진짜 보수를 가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들끓었다.
3월 9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의 '절윤' 결의문이 채택됐을 때도 보수 진영 유튜브 채팅창은 장 대표를 지켜야 한다며 배신자 찾기에 열을 올렸다. 당내에서 장 대표 거취 논쟁이 거세질수록 그를 지켜야 할 이유는 쌓여갔다. "장동혁을 지키자" "성골보수 장동혁을 지지하자"는 구호는 정치를 '진짜 보수'와 '배신자'로 치환하는 유일한 잣대였다.


장동혁, 정치적 고비 때마다 '보수 재건 적임자' 호명
한국일보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고성국TV' '배승희 변호사' '신의한수' 등 대형 보수 유튜브 3개 채널에서 오간 실시간 채팅 91만1,394건을 분석한 결과, 채널별 누적 작성 글 상위 1%(445명) 참여자 중 67%(299명)가 장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글을 채팅창에 잇따라 올렸다. 한 사람당 8개월 평균 25.8회씩 같은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들 채널 평균 구독자 수는 156만 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 구독자 수(53만 명)의 3배 수준이다.
장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메아리는 채팅창 전체를 사실상 장악했다. 고성국TV 채팅창에 달린 "장동혁을 지지한다" 취지의 발언 비율은 8개월 내내 97.6~98.3%를 유지했다. 5월 21일부터 관측된 배승희 변호사 채팅창에서도 해당 채팅 비율은 96.4~97.1%에 달했다. 사실상 전체가 한목소리를 낸 셈이다. 이들은 장 대표가 정치적 고비를 지날 때마다 교체해야 할 '책임자'가 아니라 보수 진영 재건을 위한 '적임자'로 호명했다.
6·3 지방선거는 '진짜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 간 선명성 경쟁의 장이 됐다. 지선 전후 30일간 보수 정치 유튜브 채팅창에서 장 대표 언급량은 1만 건당 225회에서 609회로 3.1배 급증했다. 지선 상대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대결보다 보수 진영 내 경쟁이 주된 의제였다.

지선 참패에도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지도자 서사' 완성
보수 재건이라는 명분 아래 '장 대표 지지' 공론장은 더욱 단단해졌다. 지선 다음 날인 6월 4일, 세 채널의 채팅 1만 건당 장 대표 언급량은 2.7배 늘었다. 지선 참패 책임론이 고개를 들던 때다. 하지만 고성국TV와 배승희 변호사 채팅방에선 이후 한 달간 장 대표를 엄호하는 목소리들로 채워졌다. 그를 방어하는 발언 비율은 각각 39.5%, 34.3%였다. 사퇴해야 한다는 채팅 비율(6.2%, 7.2%)의 5배 수준으로 당대표 연임, 공천권 등을 언급하며 장 대표 리더십을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지선 이튿날 투표용지와 부정선거 언급량이 각각 6.6배, 11.2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전례 없는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장 대표에게 정치적 날개를 달아준 측면도 없지 않다.
16개 광역지자체장 중 4개 지자체장 당선에 그치며 사실상 선거에 참패했음에도 장 대표의 '지도자 서사'는 완성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극우 세력의 단편적 주장에 그쳤던 '음지'의 부정선거론을 '양지'로 끌어올린 장 대표는 진짜 보수를 대변하는 강성 지지층의 진짜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신의한수'도 배신자 낙인... '장동혁 방어' 전선 이탈
'배신자' 가리기는 경쟁 관계인 대형 보수 유튜브 사이에서도 일어났다. 보수 정치 유튜브 채널들이 신의한수 진행자 신혜식 대표를 배신자로 명명하면서다. 신 대표가 지난해 8월 서부지법 폭동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지지자 동원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신의한수는 이후 장 대표를 비판하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요구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며 '장동혁 방어' 전선을 이탈했다. 1~8월 사이 신의한수 채팅 참여자 중 장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채팅 비율은 12.6%로, 다른 두 채널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선 직후 한 달간 장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채팅 비율(11.5%)이 장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채팅(5.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한 의원을 211회 언급하는 등 한 의원을 장 대표의 대안으로 소환했다.
다만 신의한수의 이탈은 보수 유튜브 공론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지난해 편당 수만 회에 달하던 신의한수 영상 조회수는 올해 들어 1만 회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신자론이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한 의원 등 정치인을 넘어 유튜브 채널의 발목까지 잡아챈 것을 보여준다.
▶ 인터랙티브 [유튜브 부족주의] 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kookilbo.com/interactive/youtubeTribalis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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