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속’ 말뿐…앤스로픽·오픈AI ‘값싼 신모델’ 앞다퉈 내놔

김재형 기자 2026. 9. 23. 11: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앤스로픽이 열흘 만에 새 상위 AI 모델을 내놨다. 샘 올트먼 CEO가 이 제안에 동조했던 오픈AI도 같은 날 값을 크게 낮춘 신모델 2종을 공개했다.

앞서 아모데이 CEO는 지난 12일 공개한 에세이에서 "안전 관행이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를 앞서갈 수 있도록 AI 기술 '최전선의 속도를 조절(pacing the frontier)'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앤스로픽, 20% 싼 신모델 출시
오픈AI도 ‘반값’ 모델 2종 내놔
모델 교체 주기 47→43일로
“이익 낼 능력도 떨어져”
앤스로픽이 22일(현지 시간) 기존 대비 가격을 낮추고 속도를 개선해 공개한 ‘클로드 오푸스 5.5’ 소개 화면. 앤스로픽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앤스로픽이 열흘 만에 새 상위 AI 모델을 내놨다. 샘 올트먼 CEO가 이 제안에 동조했던 오픈AI도 같은 날 값을 크게 낮춘 신모델 2종을 공개했다. 말로는 감속을 외치면서 출시 경쟁에 가격 전쟁까지 불붙은 셈이다.

앤스로픽은 22일(현지 시간) ‘클로드 오푸스 5.5’를 공개했다. 이용료는 AI가 글을 처리하는 단위인 토큰 100만 개당 입력 4달러, 출력 20달러로 직전 오푸스 5보다 20% 싸다. 회사는 같은 작업에 드는 비용이 40% 줄고 속도는 30% 이상 빨라졌으며, 대부분 작업에서 최상위 모델 ‘페이블 5.1’ 수준 성능을 낸다고 밝혔다.

앞서 아모데이 CEO는 지난 12일 공개한 에세이에서 “안전 관행이 모델의 능력 향상 속도를 앞서갈 수 있도록 AI 기술 ‘최전선의 속도를 조절(pacing the frontier)’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발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실제 신모델 교체 주기는 ‘속도 조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오히려 짧아지고 있다.

본보가 올해 앤스로픽이 새로 공개한 오푸스·페이블 계열 상위 모델의 출시일을 집계한 결과, 모델 수는 7개로 늘었고 평균 교체 간격은 오푸스 5.5 출시 전 47일에서 43일로 줄었다. 오픈AI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최상위 모델 ‘GPT-6 아스트라’를 내놓은 지 3주도 안 돼 보급형 모델 ‘솔’과 ‘루나’를 함께 공개했다. 입력 가격은 각각 2달러, 0.1달러로 직전 세대의 반값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픈AI가 22일(현지 시간) 직전 세대 대비 반값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공개한 ‘GPT-6 솔’과 ‘루나’ 소개 화면.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외신들도 ‘감속론’ 이면의 속도전에 주목했다. 미 경제지 포천은 두 회사가 속도 조절을 외치고도 “단 몇 시간 차이로” 신모델을 쏟아낸 점을 짚으며 이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의 신호로 풀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 비용에 민감한 기업 고객을 두고 미국 빅테크와 중국 저가 경쟁사 간의 전면적인 가격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누구나 고쳐 쓸 수 있는 중국산 ‘오픈웨이트(개방형)’ 모델의 확산이 이 같은 출혈 경쟁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저가 모델이 미국 기업들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AI 이용 단가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지출관리 플랫폼 ‘램프’의 집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AI 지출 단가는 토큰 100만 개당 0.68달러로 지난 3월 고점(1.15달러) 대비 41%나 급락했다. 올가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스로픽이나 성장이 주춤해진 오픈AI 모두 거센 저가 공세에 맞서 고객 이탈을 서둘러 막아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몰린 것. 앤스로픽이 수주 내에 보급형 하위 모델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런 끝없는 ‘치킨게임’ 양상을 두고 아라 카라지안 램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두 회사의 가격 전쟁이 AI 도입 단가를 크게 낮추고는 있지만, 역설적으로 기업 자신의 이익 창출 능력마저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