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엉터리 논문' 재검증 약속해 놓고…규정 바꿔 '예외'
[앵커]
디자인을 연구한 논문인데 '부동산' 얘기가 나오고, 디지털콘텐츠를 다루는데 골프 레슨 같은 단어가 등장하는 논문이 있습니다. 모두 김건희 씨가 써서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입니다. 표절과 위조를 검증해야 할 학회는 조치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는 재검증은커녕 예외 규정까지 만들어 면죄부를 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2009년, 김건희 씨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만족도가 재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는데, 영문 요약본에 '골프 레슨 경험'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단어 몇개만 빼고는 골프연습장의 만족도를 다룬, 타인의 논문과 거의 유사합니다.
같은 해 발표된 디자인 관련 논문의 영문 요약에선 뜬금없이 '부동산'이 등장합니다.
부동산 분양광고 관련 논문을 베낀 겁니다.
두 논문 모두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의 학술지에 소개됐습니다.
4년 전, 논문을 제대로 검증하라는 민원이 접수됐지만 학회는 3년간 방치해 왔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학회 측은 지난해 말 뒤늦게 연구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논문을 재검증하고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달, 재검증은커녕 연구윤리규정을 개정해 '검증 예외'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 부정행위의 검증에는 시효를 두지 않는다"는 기존 규정에 "2010년 이전 논문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신설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준 겁니다.
한국연구재단이 올해 해당 학회 학술지의 KCI 등재지 자격을 취소하자 학회 측은 임의로 바꾼 규정을 원상복구했지만, 문제가 된 김건희 씨 논문들은 KCI에 여전히 등재돼 있습니다.
[백승아/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 이처럼 자의적인 규정 변경으로 연구윤리 검증을 회피할 수 없도록 (학회와 학술지에 대한) 관리 제도 전반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학회 측은 JTBC 질의에 "임원 등이 정리되지 않아 입장을 밝힐 사람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조용희 김대호 영상편집 이지혜 영상디자인 조영익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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