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부족? 현장 40년이 제 강점”···서승만 정동극장 대표, ‘재미있는 공연’ 승부수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4월 취임 후 5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년간 극장을 이끌어갈 핵심 운영 방향을 공개했다. 취임 당시 불거졌던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는 다양한 현장 중심의 창작 경험을 앞세우며 “재미있는 공연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월 취임 당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제기됐던 ‘전문성 부재’ 논란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는 “1982년 방송 데뷔 이후 코미디언뿐 아니라 작가, 뮤지컬 및 마당놀이 연출, 독립영화 감독, 대학로 소극장 운영 등 문화예술 현장을 40여 년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며 “하나의 분야를 학문적으로 깊이 파고든 점에서는 부족할 수 있으나, 무대와 현장에서 체득한 다방면의 스펙트럼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기관의 장이라는 부담감이 크다. 현장에서 팀원들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취임 후 5개월간 14차례 지방 출장을 소화하며 현장과 조직을 파악하느라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국립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육성’, ‘예술단 가치 강화’, ‘국내외 예술 생태계와의 협력 확대’, ‘관객과 함께 성장하는 열린 극장 조성’, ‘지속 가능한 예술 및 조직 기반 구축’ 등 5대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웹툰 등 원천 지식재산권(IP)의 무대화와 2차 제작 극장 기능 강화를 내세웠다. 서 대표는 “좋은 작품이 단발성 공연으로 사장되지 않도록 단계별 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과 협력해 웹툰 IP를 무대화하고 이를 다시 영상화하는 등 원소스 멀티유즈 구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정동극장이 운영해 온 ‘세실극장’은 운영 계약을 내년 5월 이후에도 지속 연장해 민간 창작자들의 재도약을 돕는 ‘2차 제작 극장’ 역할을 공고히 한다. 무대화 여력이 부족해 묻힐 뻔한 양질의 작품을 재발굴·지원해 창작자에게는 도약의 기회를, 관객에게는 완성도 높은 레퍼토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서 대표는 이와 함께 시니어 세대가 참여하는 아카데미 및 창작 무대 등을 통해 공공 극장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부터 점심시간 직장인과 시민을 위해 정동 야외마당에서 무료 상설 공연 ‘정오의 한마당’을 열고 남사당놀이와 택견 등을 선보인다.
정동극장은 올 하반기 ‘아리랑’을 소재로 한 신작을 올리고, 내년에는 신작 ‘마당극’ 제작에 나선다. 서 대표는 과거 MBC 마당놀이를 연출한 경험과 서도민요, 한국춤 등을 배운 경험을 들며 “대중 친화적인 ‘퓨전’ 감각을 살려 다른 예술단체와는 차별화된 정동극장만의 독창성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재미와 감동’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대중성에 치우쳐 국립극장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재미라는 것이 단순히 웃고 떠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극이든 전통극이든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곧 재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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