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암살자(들)·가능한 사랑…외화 독주 깰 한국영화 온다

유승목 2026. 9. 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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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움츠러들었던 한국 영화가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대거 개봉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김도영 감독의 '인턴'은 11년 전 흥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현실에 맞게 다시 빚은 작품이다.

오대수(올드보이)·최익현(범죄와의 전쟁) 등 명절마다 텔레비전(TV)의 특선영화 편성에서 '무서운 아저씨'로 등장하는 최민식이 젊음의 무례마저 넉넉히 품는 '참어른'으로 변신한 모습도 색다른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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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영화 ‘인턴’


최근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할리우드 외화가 스크린을 휩쓰는 동안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해서다.

움츠러들었던 한국 영화가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대거 개봉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신작들이 꺼내 든 무기는 ‘익숙한 맛’이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메가 히트작 속편 등 검증된 원천 스토리를 스크린에 올렸다. 현대사의 미스터리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거장의 오리지널 이야기도 있다. 올 연휴 취향 따라 골라볼 만한 영화를 소개한다.

◇‘인턴’으로 웃거나 ‘암살자(들)’로 울거나

김도영 감독의 ‘인턴’은 11년 전 흥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현실에 맞게 다시 빚은 작품이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역할을 충무로 대표배우 최민식이 맡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큰 줄기는 그대로다. 은퇴한 60대 남성 기호(최민식) 3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선우(한소희)가 이끄는 패션기업에 ‘시니어 인턴’으로 출근하며 벌어지는 오피스라이프 드라마다.

서로 다른 세대가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과정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묵직한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미소를 머금기엔 제격이다. 오대수(올드보이)·최익현(범죄와의 전쟁) 등 명절마다 텔레비전(TV)의 특선영화 편성에서 ‘무서운 아저씨’로 등장하는 최민식이 젊음의 무례마저 넉넉히 품는 ‘참어른’으로 변신한 모습도 색다른 볼거리다.

영화 ‘암살자(들)’


23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1974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역사적 사실의 빈틈에 영화적 상상력을 잔뜩 밀어 넣은 작품이다.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서울의 봄’(2023) 등 한국 근현대를 관통하는 격동의 역사를 픽션으로 연출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했다.

경찰인 철구(유해진)과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젊은 기자 영일(이민호)가 정부 발표에 의심을 품고 각자의 방법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영화 제목을 짓는 문법을 살짝 비껴간 괄호는 영화를 이해하는 포인트다.

◇짜릿한 ‘타짜’ vs 묵직한 ‘가능한 사랑’

영화 ‘가능한 사랑’


최국희 감독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한국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중 이례적으로 568만 명이 관람한 ‘타짜’(2006)의 후속작이다. ‘타짜’ ‘타짜: 신의 손’(2014)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에 이은 타짜 실사영화 시리즈의 최종장이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 ‘타짜’의 4부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허 작가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만화에선) 4편이 가장 드라마성이 강하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배우 변요한이 주인공 박태영을 맡았고 노재원, 조우진, 윤경호 등이 출연한다.

그만큼 스케일도 커졌다. 배경은 베트남으로 옮겼고, 일본 야쿠자까지 등장한다. 도박꾼 간의 심리전을 소재로 삼은 가운데 치고받는 거친 액션의 비중도 높아졌다. 그렇다고 1편의 흔적이 증발한 것은 아니다. ‘아수라발발타’ 등 2000년대 극장 관객을 열광시켰던 고니(조승우) 등을 연상시키는 패러디가 재미를 준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추석 연휴 기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영화다. 충무로 거장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이 영화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계급과 노동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루면서도 쉽게 선악을 가르지 않고, 창작 윤리 자체마저 성찰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해외 평단의 극찬에 적잖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관람할 영화’ 리스트에 올려놨다. 오는 11월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되지만, 기다리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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