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靑 “대통령 임명권 무력화 유감”

조혜선 기자 2026. 9. 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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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두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손 후보자 건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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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기 반려 25일만에 대법원장 입장 표명
“재제청 요청 정당화할 헌법적 근거 없어”
靑 “제청권이 임명권 위인가…헌법에 위배”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반려한 지 25일 만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을 통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청한 형식과 내용 모두를 문제 삼았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고 설명한 뒤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2026년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왜 대법관 재제청을 요구하는지, 즉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반려하는 이유가 나와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 헌법상의 근거가 무엇인지도 적시 안 됐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맥락으로도 풀이된다. 헌법에 없는 권한을 대통령이 행사하려 한다는 문제 의식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반려한 것은 이번이 우리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후보자를 제청했다.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 지 209일 만이었다. 이와 함께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성수 후보자를 동시에 임명 제청했다. 하지만 통상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 협의를 거친 뒤 제청하던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대법관을 제청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국회 동의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됐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두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손 후보자 건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청했다. 당시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실질적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며 ”(손 후보자) 제청은 그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 입장을 밝힌 뒤 깊은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대법관은 앞서 3월 퇴임해 후임 자리는 200일 넘게 공석이다. 청와대는 대법관 공백으로 인한 재판 지연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더이상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게 돼 있다. 이에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게 된다면 대법관 공석 장기화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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