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이소, K-뷰티 수출‘보증수표’됐다…올리브영 위협
중동ㆍ동남아ㆍ남미 바이어 다이소 매장ㆍ브랜드ㆍOEM 공장까지 발굴
국내 매장 판매만으로 검증…직수출 확대 올리브영엔 새 변수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다이소가 K-뷰티 수출의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해외 유통업자들이 과거 올리브영 입점 이력이나 랭킹 상위 제품을 수출 후보로 골랐다면, 최근에는 다이소 뷰티 코너에서 수출 유망 상품을 직접 발굴하면서다. 별도 글로벌 판매 채널 없이 국내 매장 판매 효과만으로 쌓은 영향력이어서 직수출까지 발을 넓힌 올리브영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동,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 한국 화장품 수출을 타진하는 해외 유통업자들이 다이소 화장품 발굴에 나섰다. 다이소 매장 방문은 물론 인기리에 팔리는 화장품 브랜드 운영사, 해당 제품을 만든 제조 공장(ODMㆍOEM)까지 찾아다닌다.
최근에는 다이소 입점과 상품 출시만으로 수출이 성사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더마 화장품 전문업체인 더마펌은 지난 16일 고함량 앰플 3종을 다이소에 입점시키자마자 해외 바이어 3곳으로부터 수출 요청을 받았다. 7개월간 다이소 전용으로 기획, 생산한 제품이다. 자체 제조 공장도 갖춰 다이소 가격 정책에 맞출 수 있었던데다 피부전문가의 연구 역량을 더해 전문성까지 확보한 게 주효했다.
중견 화장품 기업들도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수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다이소 전용 색조 브랜드‘투에딧’을 미국 미니소와 테스코 등 가성비 리테일에 입점시켰다. 에이블씨앤씨 브랜드 어퓨의 다이소 전용 라인 ‘더퓨어’는 미국 서부 미니소 300개 매장에 깔렸다. VT코스메틱은 다이소에서 처음 선보인 ‘리들샷’ 소포장 제품을 해외 리테일 수출용으로 확대했다. 딘토의 다이소 전용 세컨 브랜드 ‘프렐류드 딘토’는 일본 큐텐에서 999엔에 팔리고 있다.
다이소가 K-뷰티 수출의 보증수표가 된 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 종류, 검증된 품질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이소 화장품 취급 수는 2024년 말 500여 개에서 2025년 말 1420여 개, 올해 8월 말 기준 2200여 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취급 상품이 많을수록 해외 유통업자들이 시장 특성에 맞게 발굴할 후보군이 넓어진다. 동시에 입점 브랜드는 선별하면서 품질, 차별성을 지킨다. 2024년 화장품 카테고리 운영 초기 60개였던 입점 브랜드는 지난해 말부터 150여 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아울러 파우치형 아이라이너, 소포장 앰플 등 이미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일반화된 화장품 패키지를 대거 적용한 것도 해외 수출의 문턱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다이소가 국내 화장품 소비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수출 검증 권위까지 가져가면서 올리브영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해외 바이어, 이커머스 판매자들은 올리브영 랭킹과 입점 이력을 최소 검증 잣대로 삼아왔다. 상품 가격 설정, 각종 프로모션과 광고 , 증정품 구성 등 각종 비용 부담 탓에 올리브영 입점을 포기했던 신진 브랜드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된 셈이다. 중소 제조사들이 자체 브랜드 유통망으로 다이소를 선택, 해외 수출까지 연결되는 것도 올리브영이 제공할 수 없는 환경이다.
화장품에서 시작된 다이소의 수출 보증수표 역할이 앞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해외 유통사와 다이소 화장품 관계사를 연결하는 국내 기업들이 이너뷰티 제품 등 건강기능식품의 수출 가능 여부를 안팎으로 확인 중이다.
다이소 입점 화장품을 수출하는 한 제조사 대표는 “최근에는 해외 바이어들이 다이소에서 히트 상품을 낸 화장품 관련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기 전부터 수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며 “다이소 납품 물량을 맞추기 위해 추가 채용, 특근을 이어가는데 수출까지 더해지며 매출이 2∼3배 늘면서 증설을 검토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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