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경기·성남라인과 갈등설…모든 책임 안고 떠나는 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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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밝힌 건 '8·30 개각' 이후로 급전직하한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인사 실패가 지지율에 미치는 악영향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책실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자리를 비우면 청와대 인사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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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김승원 낙마에 타격
김현지 등과 개각 불화설도
청와대 참모진 추가 개편 속도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밝힌 건 ‘8·30 개각’ 이후로 급전직하한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인사 실패가 지지율에 미치는 악영향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책실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자리를 비우면 청와대 인사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참모진 추가 사의에 귀추
대통령 ‘2인자’로 꼽히는 청와대 비서실장은 인사, 정책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강 실장은 정권 초부터 ‘청와대 실세’로 불리며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 “훈식이 형”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집권 초부터 참모진에게 주요 사안에 대해 “강 실장을 통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6월 말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따른 증시 변동,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민심이 악화한 가운데 8월 말 지명한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이 지지율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런 민심은 청와대에서 인사를 총괄하는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 책임론으로 옮겨붙었다.
이 대통령으로선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추석 때 밥상 민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 차원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강 실장 사의에 대한 공개 브리핑을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내에선 이미 강 실장이 사의를 밝히기로 합의했고, 공개 시점을 조율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훈식 책임론’이 불거진 점도 사의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정책에 대한 불만 여론에 따라 나간 뒤에도 인사 문제로 지지율 악화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순방 직전 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비서실장께서 드디어 ‘졸업’을 해보시겠다고 한 것 같다”며 “아직 어떻게 할지는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의 사의를 반려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여권의 평가다.
여권에서 인사 검증을 함께 맡은 민정 및 정무 라인 실책론도 주장하는 만큼 추가로 일부 수석이 사의를 밝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비서관급 참모 가운데선 사의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 전인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공백 장기화 우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실장과 이 대통령 측근인 경기·성남라인의 갈등을 사의 표명의 이유로 꼽고 있다. 그동안 인사, 정책 등과 관련해 번졌던 양측 간의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과거 경기·성남라인이 추천한 몇몇 인사를 강 실장이 거부하는 등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이 작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인사에 개입한다고 여야에서 동시에 주장하면서 이 같은 갈등설이 퍼지고 있다.
인사 검증 실패로 귀결된 8·30 개각 과정을 놓고도 진실 공방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성남라인 주도로 진행한 인사라 강 실장이 직전에나 알았다” “민정·정무에서 검토하는 사안을 비서실장이 몰랐을 리가 있느냐” “용혜인은 강 실장, 김승원은 경기·성남라인 ‘픽’이다” 등의 주장이 정치권에서 엇갈리고 있다.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이 자리를 비우면 오랜 기간 공석인 경찰청장, 대법관 등 각종 기관 수장을 비롯해 법무부 장관까지 인사 절차를 원활히 밟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주요 보직을 차관급 등에 맡겨 대행 체제로 진행되는 가운데 정책 및 행정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행 체제로 가면 의사 결정 시 본인의 승진 여부를 먼저 떠올릴 수 없다 보니 결정적 판단을 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형규/한재영/최형창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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