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銀’ 성정아 “아들 이현중, 농구에 미친 아이…난 뒤에서 기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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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에이스 이현중(26)은 7세 때 농구를 시작한 이후 어머니에게 칭찬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이현중의 어머니는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 농구 은메달리스트인 성정아 씨(61·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성 씨는 자신의 말 한마디가 아들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농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아들이 20일 '숙적' 일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엔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칭찬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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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들이 20일 ‘숙적’ 일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엔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칭찬을 쏟아냈다. 이현중은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최다인 25개의 3점슛을 림에 꽂아 넣었다. 득점은 전체 2위(평균 24점), 리바운드는 공동 2위(평균 9.7개)였다.
성 씨는 21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를 뛰어넘은 아들아, 존경한다. 그리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표팀이 귀국하는 공항에 마중 나가 ‘엄마 미소’로 아들을 맞았다.
이현중은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사상 첫 농구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썼다. 어머니 성 씨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현중의 아버지는 이윤환 삼일고 농구부 감독(60)으로 온 가족이 ‘농구인’이다.
한국에서 TV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본 성 씨는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의 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해낼 줄 알았다. 너무 재밌게 봐서 (대회가) 끝난 게 아쉬울 정도다. 몇 경기 더하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

우승 직후 이현중은 아시안게임은 도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우승은 영광이지만, 내 목표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친다.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선 내일까지만 기뻐하겠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21일 귀국한 이현중은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가족들과 짧은 추석 연휴를 보낸 뒤 26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현중은 지난달 NBA 포틀랜드와 1년 비보장 계약을 체결해 NBA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이현중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성 씨는 아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먹을 깻잎 김치 한 통을 주말 동안 장만해뒀다. 깻잎 김치는 이현중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다. 성 씨는 “마음 같아서는 (아들이 집에서) 몇 주 더 쉬었으면 좋겠지만 농구밖에 모르는 미친 아이라 말릴 수가 없다. 빨리 (미국에) 보내주는 게 아들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이현중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7세 이하 대표팀 경기에서 미국에 크게 진 뒤부터 NBA 진출을 꿈꿨다. NBA 골든스테이트의 ‘슛도사’ 스테픈 커리의 모교인 데이비슨대 출신인 이현중은 2022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호주, 일본 리그 등에서 뛰며 해외 무대 경험을 쌓았다.
NBA를 향한 꿈을 주위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며 비웃어도 이현중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팔에 ‘모든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누군가 해내기 전까진’이란 문구의 문신을 새긴 이현중은 “꿈을 말도 안 되게 크게 가지면 그 꿈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나의 모토”라고 했다.
성 씨는 힘든 도전을 택한 아들의 중압감을 덜어주기 위해 “너무 절실하게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다른 말에는 “응” 하고 단답형으로 답하는 아들이 이 말에는 기어코 이렇게 토를 달았다고 한다. “엄마, 나한테는 모든 경기가 다 절실해.” 성 씨는 “이미 내 손을 떠난 아들이다. 나는 먼발치에서 ‘우리 아들의 꿈을 지켜달라’고 기도하며 응원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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