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피해’ 김지은씨 “국가배상 인정에도 충남도는 소송비용 청구···추심 포기해야”

강정의 기자 2026. 9. 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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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성폭력 관련 국가배상책임 인정
충남도, 법원에 소송비용 확정 신청
김지은씨 “소송심의위원회 회부해달라”
충남도 “소송비용 확정 신청과 실제 추심은 별개”
김지은씨 엑스(X) 게시글. 김지은씨 엑스(X) 갈무리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충남도에 자신을 상대로 한 소송비용 추심을 포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전 지사 성폭력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됐음에도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지난 18일 엑스를 통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지방정부마저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추심한다면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선택을 선뜻 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충남도에 소송비용 추심 포기와 소송심의위원회 회부를 요구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안 전 지사와 충남도의 손해배상 책임은 지난해 4월 확정됐다. 법원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행위가 도지사 직무집행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김씨의 손해배상 청구가 전부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며 소송비용 일부를 원고인 김씨가 부담하도록 결정됐다.

문제는 이후 충남도가 소송비용액 확정을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충남도는 같은 판결을 근거로 피해자인 저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했고 그 액수를 확정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재 법원이 정한 소송비용액에 다툴 부분이 있다며 소송비용확정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충남도의 현행 소송사무 처리 규칙에는 소송비용 회수와 추심에 관한 규정이 있다. 이 규칙은 소송에서 승소·일부승소한 경우 소송비용을 회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공익소송 등 상대방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공익 추구나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권익 보호 등의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추심을 포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송비용 추심 포기 여부는 소송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다.

김씨는 이 규정을 근거로 자신의 사건을 소송심의위원회에 회부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충남도는 저의 일터이자 소속 노동자를 보호했어야 할 지방정부”라며 “충남도가 청구한 소송비용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며 생계와 치료를 이어가고 무너진 일상을 다시 세우는 데 절실히 필요한 돈”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절차에 시간과 힘을 쓰는 만큼 일상 회복 또한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고발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는 일은 이미 그 시도 자체만으로 또 다른 난관”이라고 했다.

충남도는 소송비용 확정 신청과 실제 비용을 회수·추심하는 것은 별개의 절차라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승소하게 되면 모든 사건에 대해 소송비용 확정결정을 법원에 신청하게 돼 있다”며 “법원이 소송비용 액수를 결정하면 이후 실제로 비용을 회수하거나 추심할지를 별도로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소송심의위원회 회부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1일 논평을 내고 “충남도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피해자인 김씨에게 청구한 소송비용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2차 가해이자 피해자의 권리구제 절차를 위축시키는 행정”이라며 “박수현 충남지사는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행정적·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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