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심판론 역대 최고…경제·이란전쟁·5000달러 공약 모두 역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보다 그에게 반대하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크게 많았고, 이런 ‘정권 심판론’은 NBC뉴스가 지난 30년 가까이 같은 질문을 던진 중간선거 조사 가운데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NBC뉴스가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43%는 이번 의회 선거에서 자신의 한 표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의 신호’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어느 쪽도 아니라는 응답은 28%였다. 무당층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46%가 트럼프 반대를 표시하기 위한 투표라고 답한 반면 지지를 표시하기 위한 투표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NBC가 이 질문을 중간선거에 적용한 이후 ‘대통령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한다’는 응답이 이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다.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2기 당시 23%,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1기 19%, 2006년 부시 2기 37%,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34%, 2014년 오바마 2기 32%였다. 트럼프 1기 중간선거가 치러진 2018년에도 38%였다. 반면 이번에 트럼프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투표한다는 27%는 2018년의 31%보다 4%포인트 낮았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하트리서치의 민주당계 여론조사 전문가 제프 호윗은 “트럼프는 이번 선거를 자신에 관한 선거로 만드는 데 역사적인 수준으로 성공했다”며 “문제는 동시에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한다는 유권자의 비율도 역사상 가장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화당계 조사 기관 퍼블릭오피니언스트래티지스의 빌 매킨터프도 현재의 이슈 환경이 민주당 쪽으로 상당히 기울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자체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다.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1%로 NBC의 트럼프 2기 조사 가운데 최저였고, 부정 평가는 56%였다. ‘강하게 지지한다’는 응답은 25%로 트럼프 1·2기를 통틀어 두 번째로 낮았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16%가 트럼프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장 큰 부담은 경제였다.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응답은 55%로, 도움이 됐다는 응답 26%의 두 배를 넘었다.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18%였다.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평가는 지난 3월 48%에서 7%포인트 높아졌다.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등 생활 물가가 상승하면서 생활비 문제가 유권자들의 핵심 관심사로 자리 잡은 시기와 겹친다.
이는 트럼프 1기 때와도 정반대다. 2018년 중간선거를 앞둔 같은 시기에는 트럼프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1%로, 해를 끼쳤다는 응답 26%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어느 당이 경제를 더 잘 다룰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민주당 39%, 공화당 38%로 사실상 동률이었다. 불과 3년 전 같은 NBC 조사에서는 공화당이 경제 문제에서 민주당을 21%포인트 앞섰다. 물가 대응에서는 이번에 민주당이 7%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주요 정책들도 뚜렷한 득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응답은 36%였지만, 오히려 작아졌다는 응답이 42%였다. 최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제시한 ‘공화당이 의회를 지키면 성인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도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응답은 21%에 그친 반면 낮아진다는 응답은 46%였다. 무당층에서도 45%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긍정적 반응은 13%였다.
이란 전쟁 역시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쟁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응답은 57%, 높아진다는 응답은 24%였다. 미국의 이란 전쟁이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고 6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란 전쟁을 어느 당이 더 잘 다룰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민주당이 4%포인트 앞섰다.
트럼프의 직접적인 후보 지원도 양날의 검으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지지 선언한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응답이 52%로, 높아진다는 응답 30%보다 22%포인트 많았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 “트럼프를 지나치게 지지할 것”을 더 우려한다는 응답도 50%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 “트럼프를 지나치게 방해할 것”을 걱정한다는 42%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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