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기술로 원전 짓고, 교류로 신뢰 쌓아 해외사업 넓힌다

강시일 기자 2026. 9.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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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건설과 운영기술, 핵연료 공급망 협력, 봉사와 문화 교류를 결합해 해외사업의 폭을 넓히고 있다.

원전 수출 실적과는 별개지만,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운영 경험을 해외사업에 활용한 사례다.

이어 "세계 최고의 원전수출국으로 가기 위해 해외 원전 건설 일정과 품질, 사업 수익성을 함께 관리하고 교류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협약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실행력과 현지 주민의 신뢰도 나란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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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지난해 체코 신규원전 건설 계약 이어 올해 프랑스와 우라늄 농축분야 장기협약, 원전에 이어 풍력, 태양광까지 친환경에너지 수출 광폭 행보
한수원 김회천 사장이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오라노와 우라늄 농축 분야 장기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주에 본사를 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건설과 운영기술, 핵연료 공급망 협력, 봉사와 문화 교류를 결합해 해외사업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전기를 생산하며 축적한 경험을 해외 발전소 건설과 설비개선에 활용하고, 사업 대상국 주민들과의 만남도 이어가는 방식이다.

◆해외 원전 건설에서 운영·설비개선까지

대표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발주사 EDUⅡ와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설계·기자재 조달·시공을 아우르는 사업으로, 수주 이후에는 현지 여건에 맞춘 설계와 인허가 준비, 공급업체 협력이 중요해졌다.

이집트에서는 2022년 계약한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터빈 계통의 기자재 공급·설치와 구조물 시공을 맡는 사업이다. 한국형 원전 전체를 수출하는 체코 사업과는 참여 범위가 다르다.

가동 중인 원전의 성능을 유지하고 수명을 늘리는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24년 12월 수주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에는 월성 1호기의 대규모 설비개선 경험이 바탕이 됐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서는 운전원과 운영인력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발전소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 이후에도 운영·정비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의 지속성을 높이는 분야다.
한수원이 체코에 건설하는 두코바니원자력발전소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핵연료 협력과 발전기술 다변화

장기간 가동할 원전에는 안정적인 연료 공급망이 필요하다. 한수원은 이달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오라노와 우라늄 농축 분야 장기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지난 4월 핵연료주기 분야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다. 서구권 신규 농축 공급원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 가능성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국 정상이 임석한 자리에서 체결됨으로써 단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한국과 프랑스가 원자력 및 핵연료 공급망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공유하고 전략적 협력을 한층 구체화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전력생산 사업의 해외 진출은 수력과 신재생에너지로도 이어졌다.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은 2018년 준공됐고, 미국 풍력과 칠레 태양광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달 발표한 미국 전력연구소 기술이전상 수상은 발전설비 운영 역량을 보여준다. 한수원은 공동 연구에서 머신러닝으로 풍력터빈의 이상 움직임과 성능 저하 원인을 분석하고, 미국 풍력단지에 적용해 개선 계획을 마련했다. 원전 수출 실적과는 별개지만,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운영 경험을 해외사업에 활용한 사례다.
한수원이 우간다에서 신규원전 건설부지 평가를 맡는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국내외 봉사와 문화교류

원전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과의 교류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6월 체코 현지 봉사활동에 이어 9월에는 두코바니 인근 트레비치 유소년 축구팀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선수단은 6일부터 12일까지 경주 화랑대기에 참가해 한국 선수들과 교류했다.

9일에는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쿠키 만들기에 참여하고, 한수원 본사 홍보관을 둘러봤다.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 교촌한옥마을 등 경주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도 접했다. 현지에서 시작한 만남을 경주의 스포츠·문화·봉사 프로그램으로 연결한 것이다.

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류는 장기간 사업을 함께할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통로가 된다. 수주 이후에도 만남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일회성 홍보와 구별되는 지속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수원이 경주에서 개최된 화랑대기전국유소년축구대회에 체코 선수들을 초청해 경기를 치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은 원전 설계·건설·운영 역량과 해외 공급 실적을 갖춘 원전 수출국으로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오르고 있다. 한수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APR1400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과 APR1000의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은 한국 원전 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UAE에 이어 체코로 넓어진 수출 기반을 지속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된다. 품질과 납기,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오라노와의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글로벌 핵연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력의향서 체결을 계기로 양사의 협력을 확대하고 핵연료 공급 안정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최고의 원전수출국으로 가기 위해 해외 원전 건설 일정과 품질, 사업 수익성을 함께 관리하고 교류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협약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실행력과 현지 주민의 신뢰도 나란히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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