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기후정의행진', 서울부터 제주까지 들끓은 이유

홍성민 2026. 9. 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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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개 시민사회단체 서울 집결…전국 17곳서 기후정의 목소리
“3대 메가프로젝트 중단” 온실가스 배출·자원 집중 우려
제주 제2공항·충남 지천댐 등 지역 개발사업에도 반발
산업 성장과 탄소감축 충돌…지역사회 부담 해법이 과제

[지데일리] 서울 도심부터 제주와 충남까지 전국 곳곳에서 기후위기에 맞선 시민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대규모 산업개발과 에너지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 기후위기 대응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시민사회가 거리로 나섰다.

1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7곳에서 ‘919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62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중단과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했다. 제주에서는 제2공항 백지화, 충남에서는 지천댐 건설과 송전선로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개발 과정의 환경·지역사회 부담 문제를 제기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제공


‘919 기후정의행진’이 1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7곳에서 열렸다. 서울에서는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숭례문 일대까지 노동·인권·종교·청년 등 62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행진과 집회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산업·인프라 사업이 기후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며 정책 방향의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참가자들의 비판은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집중됐다. 조직위원회는 해당 사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으며, 에너지와 물, 토지 등 사회적 자원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막대한 자원을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정책이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에 어떤 부담을 안길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조직위는 탈핵과 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포함한 5대 요구안을 내놨다. 산업 경쟁력과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확대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 노동자 보호, 지역사회 참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후정책의 부담이 저소득층과 노동자, 농어촌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역별 행진에서도 개발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됐다. 제주에서는 오후 1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919 제주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비롯해 모두 8가지 요구안을 제시하며 대규모 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과 지역사회 부담 문제를 제기했다.

충남에서는 오후 3시 천안종합터미널 앞에서 행진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지천댐 건설 백지화와 송전선로 계획 등을 거론하며 에너지와 물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행진은 기후위기 대응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환경단체만의 문제로 머물지 않고 산업정책과 지역개발, 에너지 정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전력과 용수 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대규모 발전·송전·용수시설 확충 역시 불가피하다는 정책적 논리도 존재한다. 반면 시설 확대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환경 훼손, 주민 수용성 문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핵심은 산업 성장과 기후 대응을 어떻게 조화할지에 달렸다.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탄소 감축 효과와 환경 영향, 지역별 부담, 주민 참여 절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가 향후 논란을 좌우할 전망이다. 

시민사회 역시 구호 제시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공급과 산업 경쟁력, 일자리 문제를 함께 고려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산업정책과 충돌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