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세사기 무혐의 중개사, 설명 의무 위반 30% 배상해야"

차근호 2026. 9.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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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보증금 손해액의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7단독 신승아 판사는 임차인 A씨가 공인중개사 B씨와 공제사업자인 C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A씨에게 4천3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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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근저당 설정 다세대주택, 다른 호실 권리관계 확인·설명해야"
부산지방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전세 사기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보증금 손해액의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7단독 신승아 판사는 임차인 A씨가 공인중개사 B씨와 공제사업자인 C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A씨에게 4천3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B씨 중개로 2020년 9월 부산 수영구 한 다세대주택을 보증금 1억4천500만원에 임차했다.

당시 집주인은 해당 주택을 포함해 건물 내 8개 호실을 공동담보로 묶어 채권최고액 14억4천84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둔 상태였다.

이후 집주인은 해당 건물과 관련한 전세 사기 범행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건물은 경매에 넘어갔고 전체 24세대 감정평가액은 69억4천만원이었지만 유찰된 끝에 42억6천800만원에 매각됐다.

A씨가 임차했던 호실도 감정가 3억3천900만원에서 2억305만원으로 낮게 매각되며 A씨는 보증금을 전혀 배당받지 못했다.

A씨는 B씨가 집주인의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수사기관도 B씨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법원은 B씨가 공인중개사로서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신 판사는 다세대주택의 여러 호실이 공동근저당권으로 묶여 있다면 계약 대상 호실의 근저당권뿐 아니라 다른 호실의 선순위 권리관계와 임차인 여부, 임대차보증금 규모 등도 확인해 설명해야 한다고 봤다.

또 다세대주택은 호실별로 경매가 진행될 수 있고, 배당 방식에 따라 원고가 배당받을 금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대략적인 법률관계 등에 대하여도 설명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 판사는 "원고가 이러한 설명을 충실하게 들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다른 조건으로 계약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손해와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A씨 역시 계약 당시 상당한 액수의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B씨 책임을 보증금 손해액의 30%로 제한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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