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캄보디아 막히자 말레이까지…스캠 조직 ‘풍선효과’ 더 커졌다

남소정 기자 2026. 9. 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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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등 기존 범죄 거점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국인 스캠 조직이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올해 7월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현지 당국으로부터 한국인 노쇼 사기 조직원 2명의 신병을 인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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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서 韓 조직 잇단 적발
말레이 거점 조직원 첫 국내 송환
태국·베트남서도 잇단 조직 적발
중앙亞 카자흐까지 활동무대 확장
해외 검거 한국인 상반기 462명
첩보·송환·포렌식 공조 강화 필요

캄보디아 등 기존 범죄 거점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국인 스캠 조직이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스캠 조직의 거점이 다양한 국가로 확산되면서 국가 간 수사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올해 7월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현지 당국으로부터 한국인 노쇼 사기 조직원 2명의 신병을 인계받았다. 합수부는 한국행 항공기 안에서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이들은 같은 달 10일 구속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둔 한국인 노쇼 사기 조직원이 현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우리 수사기관으로부터 관련 첩보와 자료를 전달받아 5월 28일 이들을 현지에서 검거했다. 두 사람은 총책급이 아닌 연락책 등 비교적 하위 조직원으로 파악됐다. 합수부는 이번 사건을 캄보디아·라오스 등 기존 거점의 단속 강화로 스캠 조직이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 국가의 단속망이 촘촘해지자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주변국으로 콜센터와 조직원을 옮기는 방식이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태국에서도 한국인 노쇼 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태국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 콜센터를 차리고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국내 납품업자 22명에게 약 6억 원을 뜯어낸 조직원 10명을 검거해 이 중 8명을 구속했다. 현장에서 달아난 50대 한국인 총책은 추적 중이다. 경찰은 총책이 태국을 벗어나 다른 국가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박닌성을 거점으로 공공기관·군부대 관계자를 사칭해 국내 소상공인 630여 명에게 243억여 원을 가로챈 노쇼 사기 조직의 40대 총책 등 7명이 국내로 송환돼 전원 구속됐다. 범죄 수법은 공공기관이나 군부대가 대량 구매를 하는 것처럼 피해자를 속인 뒤 특정 업체에서 물품을 대신 구입하도록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었다. 범죄 거점은 중앙아시아로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달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거점으로 금융감독원·검찰 등을 사칭한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돼 현지에서 14명, 국내에서 5명 등 총 19명이 검거됐다.

해외에서 초국가범죄에 가담했다가 붙잡히는 한국인도 급증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스캠·도박 등 초국가범죄 연루 혐의로 동남아시아 6개국에서 검거된 한국인은 4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명의 4.6배에 달했다.

범죄 조직이 단속을 피해 여러 국가로 거점을 옮기면서 현지 수사 당국과의 공조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합수부는 이번 말레이시아 출장에서 현지 경찰이 압수한 개인용컴퓨터(PC) 3대와 노트북 1대를 직접 분석하려 했지만 현지 검사의 압수물 보존 명령으로 분석하지 못했다. 대신 현지 경찰의 포렌식 자료를 넘겨받았다. 범죄 조직이 국경을 넘나들며 빠르게 이동하는 만큼 첩보 공유부터 검거·송환, 디지털 증거 분석까지 국가 간 공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피싱 사기 수사 전문 경찰관은 “캄보디아 사태 당시 한 차례 대규모 단지를 소탕했지만 조직들이 분산돼 인근 국가로 숨어들어가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 번 소탕된 국가라 하더라도 다른 도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동남아는 물론 인접한 중앙아시아 등 국가와 지속적인 공조 활동으로 검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형 서울경찰청 피싱사기수사2계장이 1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태국 거점 공공기관 사칭 노쇼 사기 조직 검거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남소정 기자

남소정 기자 nsj@sedaily.com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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