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뚫은 OTT… '안나'부터 '봉주르 빵집'까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OTT와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지상파 편성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는가 하면, 방송 콘텐츠가 OTT에 유통되며 공개 이후에도 새로운 시청자를 만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시청률 하락과 광고 시장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고, OTT 입장에서는 방송사가 가진 강력한 콘텐츠와 제작 역량이 넘어야 할 경쟁 대상으로 여겨졌다.
OTT에서 먼저 검증된 콘텐츠가 지상파의 편성 시스템을 통과해 새로운 시청자에게 도달하면서 플랫폼의 경계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방송과 OTT의 경계, 콘텐츠 홍수 속 전략

OTT와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한때 서로의 시청자를 빼앗는 경쟁자로 여겨졌던 OTT와 방송사가 이제는 콘텐츠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최근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지상파 편성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는가 하면, 방송 콘텐츠가 OTT에 유통되며 공개 이후에도 새로운 시청자를 만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MBC로 공개된 '안나'부터 KBS의 '봉주르 빵집'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달라진 콘텐츠 유통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OTT가 더 이상 자체 플랫폼 안에서만 콘텐츠를 소비시키는 데 머물지 않고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방송사 역시 OTT를 콘텐츠 경쟁력을 확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셈이다.
과거 넷플릭스를 필두로 국내외 OTT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청자들이 TV 대신 모바일과 PC, 태블릿 등 원하는 기기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시청률 하락과 광고 시장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고, OTT 입장에서는 방송사가 가진 강력한 콘텐츠와 제작 역량이 넘어야 할 경쟁 대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OTT의 시장이 점점 거대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먼저 OTT는 플랫폼 안에서만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OTT 환경에서는 작품이 공개됐다는 사실 자체가 시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상파는 이 지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OTT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게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고, 이미 인지도가 높은 방송 편성이라는 장치를 통해 작품의 화제성을 다시 끌어올릴 수도 있다. OTT에서 먼저 공개된 작품이 지상파 편성을 통해 다시 한번 주목받는다면 콘텐츠의 생명주기를 연장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안나'가 보여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로 공개됐던 '안나'는 OTT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후 지상파 편성을 통해 더 넓은 시청자층과 만났다. OTT 오리지널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플랫폼 이용자에게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라는 전통적인 플랫폼을 통해 다시 한번 대중에게 작품을 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히 OTT 콘텐츠를 TV에서 재방송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OTT에서 먼저 검증된 콘텐츠가 지상파의 편성 시스템을 통과해 새로운 시청자에게 도달하면서 플랫폼의 경계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특정 OTT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작된 콘텐츠들이 방송사와 손을 잡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봉주르 빵집'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OTT와 방송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면서 콘텐츠의 최초 공개 플랫폼과 최종 소비 플랫폼이 반드시 같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콘텐츠가 어디에서 처음 공개됐는지보다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콘텐츠 소비 방식이 플랫폼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OTT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에 가까워지고 있다.
OTT가 지상파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과거에는 OTT가 방송 영역까지 침범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시키기 위한 유통 전략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콘텐츠 제작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만 소비시키는 방식은 점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령 과거의 지니TV의 폐쇄적인 콘텐츠 공개 전략이 시청층을 제대로 지속시키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결국 제작비를 회수하고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방송, OTT, IPTV, 해외 유통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야 한다.
다만 OTT와 지상파의 협력이 언제나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방송사 내부에서는 외부 OTT 콘텐츠 편성이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4월 MBC 드라마 본부 PD 및 제작진은 MBC의 '카지노' 편성 관련 반대 성명문을 발표했다.
당시 MBC가 드라마 시청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경쟁력을 올리지 않고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편성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MBC 측은 광고 시장 악화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고 끝내 '카지노'가 방영됐다. 중요한 것은 OTT 콘텐츠를 지상파에 들여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느냐다. 자체 콘텐츠를 포기하고 외부 콘텐츠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면 지상파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 '임신중지약' 미프진 도입 공식화... "임신 9주 이하 대상 단계적 도입"-정치ㅣ한국일보
- 與 "女 기업인 '김승원의 룸살롱 여동생' 둔갑"… 한동훈, 판결문 공개 응수-정치ㅣ한국일보
- '12억 관사' 추미애, 이번엔 7700만원 관용차 논란... 김동연 4개월 탄 차 두고 새로 구입-정치ㅣ한
- "남 주자니 아까워"… 효민, 10살 연상 금융맨과 결혼 결심한 이유-문화ㅣ한국일보
- "한동훈, 尹과 같은 핏줄" "김민석, 물지도 못하고 짖는다"… 김승원 청문회 장외전-정치ㅣ한국일
- 김승원, 끝내 의혹 못 털었다… 개각 성패 달렸는데 고성만 오간 청문회-정치ㅣ한국일보
- "탄핵 언급은 흔들기" 김민석, 조국 직격… 중수청장 표류에 갈라진 여권-정치ㅣ한국일보
- "스킨십 거절당해서"… 30대 여성 얼굴에 가스총 쏜 60대 남성-지역ㅣ한국일보
- 정청래 "李, 검찰에 뒤통수 맞은 듯… 공소청 직제안 대통령 뜻 아냐"-정치ㅣ한국일보
- 시세차익 17억? 정부는 '부동산 정상화' 외치지만... 장관 후보자들 줄줄이 '편법 의혹'-정치ㅣ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