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드론 몇 대에 뚫려? 美 속절없이 펀치 맞았다”

이철민 기자 2026. 9. 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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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기지 미군이 제보한 ‘그날, 거인의 민낯’
“심각한 피해 현장, 안 알려졌다” CBS에 사진 제공
이란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 중동의 미군 기지 건물과 차량, 항공기 등이 파괴되고 손상된 모습. /CBS 뉴스

미국 CBS 뉴스는 15일 이란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 중동의 여러 미군 기지 건물과 차량, 항공기 등이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손상된 모습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CBS 방송은 “이 사진들은 미군 내부의 엄격한 언론 통제로 인해 익명을 요구한 현역 군인들이 CBS 뉴스에 제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 파병 중인 한 현역 군인은 CBS 뉴스에 “이 사진은 미국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우리 기지의 심각한 피해 현장”이라며 “우리는 눈을 감은 채 서서 얼굴에 펀치를 맞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이란 미사일에 맞아 파괴된 5억 달러짜리 미 조기경보기 보잉 E-3 센트리./CBS뉴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한 사진은 4개의 엔진을 탑재한 보잉 E-3 센트리(Sentry) 조기경보기의 뒷부분이 직격탄을 맞아 잘려져 나간 채 검게 그을렸다. 공중 정보 수집에 필수적인 회전식 레이더를 받치는 뒷부분이 검게 파괴됐다. 이 공격은 3월27일에 있었다.

이 조기경보기는 기본 기체 단가가 약 2억7000만 달러이며, 최신 레이더 시스템(AN/APY-2) 업그레이드와 전자전 장비, 각종 군수지원 패키지를 포함한 이 경보기의 실제 가치는 5억 달러 가량으로 미군 자산 중에서도 최고가의 공중 자산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 사우디 기지에서 촬영된 다른 사진들에는 뼈대만 남은 건물과 병영의 모습이 담겨 있다. CBS 뉴스는 “이 구조물들은 수류탄과 박격포 공격을 막아내는 T자형 시멘트 방벽 바로 옆에 서 있었지만, 공습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전했다.

이란 공격 직후의 파괴된 쿠웨이트의 캠프 부에링. /CBS뉴스

쿠웨이트의 캠프 부에링(Camp Buehring)에서도 비슷하게 처참한 사진들이 촬영됐다. 쿠웨이트 시티에서 멀리 떨어진 북서쪽 외딴 사막 지역에 위치한 이 기지는 미 육군 지상군, 장갑차, 일부 항공기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파괴된 캠프 부에링의 트레일러들./CBS뉴스

미 국방부 감찰관은 15일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최신 보고서를 발표하고, 약 60대의 항공기 파괴ㆍ손실을 포함해 최대 37억 달러 상당의 장비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공격으로 파괴된 캠프 아리프잔의 건물/CBS뉴스

감찰관은 미 의회에 제출한 이 보고서에서 쿠웨이트ㆍ바레인ㆍ카타르ㆍ아랍에미리트(UAE)ㆍ사우디아라비아ㆍ이라크ㆍ오만ㆍ요르단에 위치한 미군 기지 내 “수백 개의 건물과 구조물”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밝혔다.

파괴ㆍ손상된 항공기에는 30대의 리퍼(Reaper) 드론, 12대의 KC-135 공중급유기, 4대의 F-15 전투기, 1대의 A-10 공격기 등이 포함됐다.지금까지 미군 18명이 죽고, 824명이 다쳤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3월1일 미군 6명이 이란의 공격으로 처음 전사했을 때 브리핑에서 “대부분 격추됐는데, 방어망 사이로 튀어 들어온 몇 대(just a few squirters)가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CBS 뉴스에 제보한 한 미군은 “뚫고 들어오는 것이 몇 대의 ‘새어 나온 드론’ 수준이 아니다”며 “우리는 기지를 방어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기지가 파괴돼 가는 걸 바라만 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레인에 위치한 미 해군의 핵심 물류 거점이 파괴되면서, 미 국방부는 아라비아해에서 약 3540㎞ 떨어진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새로운 물류센터로 활용해야 했다.

국방부 감찰관 보고서는 이 탓에 해상에 있는 군함에 연료와 물자를 보급할 수 있게 개조된 추가 보급선을 확보했지만, 이들 보급선이 디에고 가르시아 섬과 페르시아만 외곽의 미 해군 작전 구역을 오가는 데만 2주~2주반의 시간이 소요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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