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서울 쓰레기…마포 소각장 갈등 다시 수면 위로

조은아 기자 2026. 9.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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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소각장 철회 6개월 만에…서울시·마포구 갈등 재점화 우려
마포자원회수시설 /제공=뉴시스

서울 마포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싼 서울시와 마포구의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서울시가 신규 소각장 건립 계획을 철회한 지 6개월여 만에 시의회에서 재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마포구는 15일 교통·환경 관련 지역 현안에 대한 마포구청장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 처리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월 상암동에 하루 1천 톤 규모의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입지선정위원회의 구성과 타당성 조사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1·2심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상고를 포기하고, 신규 시설 건립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종료했다.

대신 노후화한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을 현대화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당시 서울시는 마포구와 주민대표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마포구는 이후 별도의 공식 협의나 세부 계획 제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지난 4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되살아났다. 서울시 담당자가 상암동 신규 소각장 재추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다.

■ 마포·은평·서대문 3구 운영 체계 제안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현재까지 서울시는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거나 마포구에 공식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소각장 재추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나온 만큼 서울시는 신규 건립과 기존 시설 현대화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의 안전성과 환경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대화를 명분으로 소각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자치구의 폐기물을 추가로 반입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는 마포·서대문·용산·종로·중구 등 5개 자치구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마포구는 향후 시설을 개선하더라도 이용 범위를 마포·은평·서대문 등 서북 3구로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포구는 마포자원회수시설과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현안에 대해 마포, 은평, 서대문구 등 3구의 협력체계를 확립해 폐기물을 처리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서북 3구가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역할별로 분담하자는 기존 협력 구상에 따른 것이다. 은평구는 재활용품, 서대문구는 음식물류 폐기물, 마포구는 생활폐기물을 각각 처리하는 방식이지만, 마포구는 현재 이 같은 분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북 3구가 함께 비용을 부담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은평구 단독 소유로 등기되면서 소유권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마포구는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필요한 조치에 나서는 한편, 시설 소유와 운영, 처리 물량을 포함한 3개 구의 책임 분담 체계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구청장은 “마포구민은 오랜 기간 서울의 폐기물 처리 부담을 감내해 왔다”며 “현행법과 제도에 한계가 있다면 서울시가 제도 개선에 나서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직매립 막힌 서울시…대응방안 마련 필요
마포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서울시 전체의 폐기물 처리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올해 1월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시행되면서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은 소각이나 재활용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도권매립지에 바로 묻을 수 없다.

2024년 기준 서울에서 수도권매립지로 반입한 생활폐기물은 약 21만 톤으로 전체 발생량 110만 톤의 19%에 달한다. 직매립이 막히면서 서울시는 해당 물량을 소각이나 재활용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서울 내부의 처리시설만으로는 이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종량제 생활폐기물은 하 루 약 2900톤이다. 강남·노원·마포·양천 등 4개 자원회수시설의 설계용량은 하루 2850톤이지만, 노후화와 정기보수 등을 고려한 실제 처리량은 하루 2000~2200톤 수준에 그친다. 결국 하루 700~900톤가량을 서울 밖 민간 소각장 등에 맡겨야 하는 구조다.

서울시로서도 신규 시설 건립이 무산된 상황에서 기존 시설의 노후화와 폐기물 처리 용량 부족에 대응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포구의 이러한 주장은 '지역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마포구는 "3~4개 구가 협약을 통해서 역할을 맡아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우리 구 쓰레기를 우리가 해결한다는 원칙, 3~4개구가 협약을 통해서 각각 역할을 맡아 분담하는 것은 구민들도 납득할 것으로 본다"며 "서북3구가 협약을 한 것처럼 다른 구에서도 또다른 자치구와 협약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향후 논의의 쟁점은 기존 시설 현대화의 범위와 처리 용량, 반입 자치구 조정, 주민 지원 대책을 놓고 서울시와 마포구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