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왜 '공익 신고자' 대신 '공익 제보자' 고집할까

임병선 에디터 2026. 9. 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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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왜곡 ③] 법적 보호 여부로 상당한 차이
조씨 "한 의원에게 제보도, 자료도 제공 안해"
한 의원은 "의인들과 주가조작 피해자 대변"
조씨를 제보자 내세워 진짜를 보호하려는 듯
검찰 수사 방향 바뀌어 '김승원 후원금' 집중
조씨 "수사 앞뒤가 달라져 변질됐다고 생각"
수사기록 4만 쪽 검토한 봉지욱·한상진 기자
"검찰 주가조작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았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③ 한동훈 의원은 많은 공익 제보자와 주가조작 피해자들을 위해 나선 것이라고 공언하지만 제보자는 공익적 차원에서 제보한 것이 아니며, 검찰은 주가조작 수사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 초기 '민주당 오빠들' 의혹에서 이번 주 '독약 로비' 의혹으로 초점을 이동하며 자신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공익제보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가림막을 펼쳤다.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보됐다면, 제보자 신원을 따질 것이 아니라 녹취와 문서의 진위 및 내용을 우선 따지라는 것이 한 의원과 국민의힘 친한계 의원들 목소리다.

한 의원은 지난 11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취재진에게 "오늘 충북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제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고 비방했다"며 "대단히 비열한 일일 뿐 아니라 위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해당 공익제보자를 '조모 씨'라고 칭하며 그가 국민의힘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했고, 브로커 양모 씨와의 사업 과정에서 손실을 본 뒤 제보에 나섰다는 취지로 주장했던 것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공익제보자의 성씨를 먼저 공개한 것은 한 의원과 박정훈 의원이었다. 또 자신은 그 전에 송영길, 최재성 등 녹취록에 이름만 언급됐을 뿐인 민주당 정치인들의 이름을 줄줄이 공개했다. 그런 그가 문제의 제보자가 제보한 경로를 노출시키면 향후 내부고발이나 공익제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딴소리를 한 것이다. 나아가 자신이 연일 '독약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많은 공익 제보자들을 보호하고 무고한 주가조작 피해자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부산 북갑)이 1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시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4 [부산시 제공] 연합뉴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한 의원은 왜 한사코 '공익신고자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공익 신고자'란 명칭 대신 '공익 제보자'라고 표현하는가 하는 점이다. 언뜻 들으면 같은 말 같지만, 공익 신고자는 위 법에 적용된 보호를 받는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해서 한 의원은 애써 '공익 제보자'란 표현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은 사실도 없고 검찰과 어떤 협업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피해자들이 제보한 덕에 감옥 갔던 깡패가 나중에 누구냐고 색출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저는 목숨 걸고 제보자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전국에 계시는 공익제보자들과 의인들은 마음 놓고 한동훈에게 제보해달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와 대검찰청에 맨처음 신고한 조씨가 한 의원 자료의 출처로 지목되기도 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지난 10일 입수해 보도한 진술조서(2022년 11월 30일)에 따르면, 최초 제보를 한 조씨는 지난 2022년 11월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 교수와 브로커로 알려진 양씨, 김승원 후보자,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임상시험을 일정한 금품 수수를 조건으로 부정하게 처리한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해 공익제보한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조씨가 이런 주장을 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양씨가 자신과의 통화에서 했다는 일방적인 주장뿐이었다. '승원 오빠랑 식약처장이랑 그렇게 주고받은 문자 이렇게 했으니까 아마 내일 승인 떨어질 거예요' '승원 오빠한테도 좀 인사치레 해드려야 돼요'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승원에게 실제 돈이 흘러갔는지 여부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면서 "김강립이 받은 대가에 대해서도 제가 제출한 녹취 파일에 있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2022년 2월 양씨의 인스타그램을 언급하며 "양씨가 오랜만에 만났다는 취지로 인스타그램 사진 밑에 글을 써서 김승원과 양씨가 임상시험 이후 오래 못 만나다가 그 즈음 다시 만났나 보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때 대가를 수수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추측한 것이 고작이었다. 심지어 양씨 외에는 강 교수, 김 후보자, 김 전 청장을 본 적조차 없다고 진술했다.

조씨의 진술은 양씨와 사업관계를 맺은 인물로 몸소 수사기관에 의혹을 제기한 최초 제보자란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았다. 그는 양씨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구스타의 사업에 관여하며 그 과정에 제넨셀 임상시험에 관한 로비 얘기를 들어 알게 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1월쯤부터 양씨와 지분약속, 지식재산권 귀속 등을 둘러싸고 금전·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였다.

봉지욱 기자는 14일 유튜브 채널 '매봉쇼'에서 조씨가 발송한 문서와 피의자 측 변호인 의견서를 보면 '문재인 정권 코로나-식약처 비리'라는 제목으로 보수언론과 (검찰의) 부패 경제범죄 부서에 고발하고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을 보류할 것을 요구하겠다며 피의자 측에 2억원의 합의금을 달라고 종용한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런 협박이 시작된 것은 양씨와 분쟁이 벌어진 뒤 1년정도 지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봉 기자는 지난 6일 조씨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는데, 이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6일은 박선원 최고위원과 한동훈 의원이 신상공개 논란을 벌이기 한참 전이라 논란 같은 것이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봉 기자가 "한 의원이 수사 기록을 조금씩 공개하고 있더라"고 얘기하자 조씨는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외부와 전혀 언락하지 않고 있다. 아마 검찰 폐지하니까 막판에 검사 출신 그런 분들이 자료 가지고 있는 것들을 그냥 까시는(공개하는) 건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봉 기자가 "검찰의 캐비닛을 열 듯 마구잡이로 폭로하고 있는데"라고 운을 떼자 "면책특권을 갖고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지금 제게 강수를 두시는 것 같은데 뭔가 본인이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봉 기자는 또 검찰 수사가 처음에는 제넨셀이 매입한 양씨 회사의 전환사채 6억원이 알선의 대가라고 주장했다가 양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방향을 틀어 김승원 후보자가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한 것을 뇌물 약속 혐의로 양씨를 추가 기소했던 것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검찰 수사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자신은 검찰 초기 수사 단계인 식품의약범죄조사부 전유경 검사에게만 수사를 받았고 제출한 증거들도 모두 그 때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시 말해 본인은 김승원 500만원으로 방향이 튄 뒤의 수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2023년 8월 형사5부로 담당 부서가 바뀌면서 그 뒤 수사가 변질됐더라고 했다. 그는 검찰 폐지가 기정 사실로 굳어지면서 일종의 이해충돌로 수사가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조씨의 진술 조서가 2022년 11월 30일 작성됐는데 이틀 전에 전유경 검사가 김 후보자의 이재명과 대장동 인맥을 검색해 정리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의아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9.15 연합뉴스

한편 한 의원이 제넨셀과 세종메디컬의 주가조작 피해자들을 보호하려는 것이 폭로전에 나서는 동기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살펴보자. 14일 김승원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했을 때도 몇몇 젊은이들이 "주가 폭락에 대해 사과하라"고 외치곤 했다.

그러나 봉 기자는 4만 쪽의 수사 기록을 훑어본 결과, 서부지검은 전혀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수사하지도 않았다며 투자 피해자들은 검찰에 항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경로로 수사 기록을 입수해 살펴봤다는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 역시 같은 취지로 얘기했다. 제넨셀 창업자 강 교수나 양씨도 임상시험 승인을 호재로 보고 투자했는데 세종메디컬 대주주들이 미리 짜고 보유 물량을 대거 매각하는 바람에 다음날 곧바로 폭락해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5일 <[단독] 금감원 "제넨셀, 허위·과장으로 주가 부양">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제목만 보면 제넨셀이 한목 단단히 챙겼나 싶을텐데, 기사를 들여다보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금융감독원이 2020~2021년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 신약 개발 과정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는 제넨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해 브로커 양모씨를 통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접근했던 2021년 10월보다 앞선 시기다.(중략)

금감원은 2021년 10월 식약처가 제넨셀 코로나 신약의 임상시험 승인 전후 제넨셀 모회사가 된 세종메디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이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시기 불공정 거래와 관련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선 "관련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며 거부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추가 수사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며 금감원이 주가조작 정황을 은폐해선 안 된다"고 했다.

양씨나 김 후보자, 제넨셀과 아무런 관련 없는 내용을 버무려놓고 '제목 장사'를 한 뒤 정작 기사를 들여다 보면 핵심적인 내용은 찾아 볼 수 없는 기사다. 한동훈식 폭로와 어쩌면 이렇게 닮았을까?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은 주가조작 피해자들을 이제와 대변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한동훈 의원의 위선이 어떤 정치적 대가로 돌아올까?

남은 글

④ 따라서 한 의원은 엉망진창이었던 검찰 수사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공연한 정치공세로 세상을 어지럽힌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byeongseon1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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