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짜 학교’에 속았다”…SNS 뒤덮은 허위 입시정보, 학부모 ‘혼란’

황의재 기자 2026. 9. 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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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독도예고’ 등 가상 계정 기승
취업률·임원 선거 공고 등 게시글도
절박한 수험생·학부모 불쾌·허탈감
범죄 규정 처벌 등 요건 까다로워
“AI 표시 확인·교차 검증 습관 필요”
인스타그램에서 '한강대학교 Hangang University'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AI 계정. 인스타그램 캡처

'장난'이라는 명분 아래 SNS에서 유포되는 인공지능(AI) 가짜 입시 정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의 학교 홍보물이 실제 공식 자료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해 입시 정보가 절박한 학부모들이 감쪽같이 속아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단순 유희로 방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AI생성물 표기 정책과 콘텐츠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률 100%?"…감쪽같이 꾸며낸 가상의 학교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한강대학교', '독도예술고등학교' 등 가상의 학교 계정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계정에는 학생회 임원 선거 공고, 2027학년도 피아노과 입시곡, 출산율 1등 홍보 포스터 등이 사실처럼 게시돼 있다.

특히 '취업률 100% 달성'이라는 게시물의 취업 현황 표에는 실존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회사나 배달 플랫폼 등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진짜 정보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프로필 한 구석에 'AI 콘텐츠'라는 표기가 있지만,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속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역 학부모들은 진짜처럼 교묘하게 꾸며진 AI 가짜 입시 게시글들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진짜인 줄 알았는데"…절박함 울리는 짓궂은 장난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모(46)씨는 "자녀 진학을 위해 특정 대학 계정의 모집요강과 취업률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한참 뒤에야 AI로 만든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누군가에겐 절박한 정보인데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허탈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AI 프로필 '독도예술고등학교 학생회'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독도예고 피아노과 실기 합격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실제 해당 계정의 댓글 창은 게시물을 접하는 사람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가짜임을 아는 이용자들은 "우리 학교 취업률 든든하네요", "이번에 선배님들 뵈러 가겠습니다" 등 실제 재학생인 양 능청스러운 댓글을 단다.

반면 이를 진짜로 믿은 사람들은 "여기 학교 위치가 어떻게 되나요?", "기숙사 지원은 언제부터인가요?"라며 진지하게 묻는다.

간혹 "이거 다 AI로 만든 가짜입니다. 속지 마세요"라고 알려주는 댓글도 달리지만, 수많은 장난 댓글 속에 묻히기 일쑤다.

여기에 불법 성인 사이트를 홍보하는 스팸 댓글까지 무분별하게 뒤엉키며 혼란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범죄 성립 까다로워…명확한 식별 표지 의무화 시급
문제는 이러한 가짜 정보 생성 행위를 명백한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다.

형법상 사기죄나 업무방해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짚어볼 수 있으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학교를 대상으로 하기에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의 피해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직접적인 금전적 탈취나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한 사기 행위로 입증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보 교란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단순한 유희로만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한 대학 미디어 전공 교수는 "단순한 유희 목적으로 만들어진 AI 가짜 콘텐츠라도 정보가 절박한 수요자들에게는 심각한 혼란과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플랫폼 차원에서 AI 생성물에 대해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는 명확한 식별 표지를 의무화하고, 이용자들 스스로도 SNS의 단편적인 정보를 맹신하지 않고 공식 채널을 통해 교차 검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