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베일 벗은 대형 전기밴 기아 ‘PV7’…“유럽 도심 물류 정조준”

김남일 기자 2026. 9. 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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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의 목적은 최소한의 공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데 있다. 기아가 14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모터쇼(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목적 기반 차량(PBV) '더 기아 PV7'을 처음 공개했다.

기아 관계자는 "트랜싯, 비토, 마스터(르노) 등 미드 사이즈 전기 밴이 유럽 물류·배송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적재함을 키운 PV7은 PV5가 채우지 못한 이 시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화 모빌리티 시대'를 자동차 철학으로 내건 기아는 PV7 역시 사용 목적에 맞춰 차체와 실내 구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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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노버 상용차 모터쇼에서 첫 공개
14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 기아관에 전시된 더 기아 PV7 카고(왼쪽)와 더 기아 PV7 패신저. 현대차그룹 제공

상용차의 목적은 최소한의 공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데 있다. 빈틈없이 꽉 채울 수 있는 직사각형, ‘바퀴 달린 네모난 상자’가 합목적성의 종착지다. 기아가 14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모터쇼(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목적 기반 차량(PBV) ‘더 기아 PV7‘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한 PV5보다 65㎝ 길어진 5.3m 넘는 당당한 차체에 반영된 직사각형 비율의 원 박스(one-box) 디자인은, 이성과 논리의 철학 전통을 가진 하노버라는 도시에서 ‘전기 카고 밴’이라는 개념에 대한 궁극의 답을 던졌다.

하노버에는 1950년대 첫 생산 이후 세계 대중문화·반문화의 아이콘이 된 마이크로버스 트랜스포터(T1)를 생산했던 폭스바겐 상용차 공장이 있다. 폭스바겐은 2022년 이 전설적 미니버스의 후계자로 전기차 ‘아이디 버즈’를 출시했다. 그러나 상업적 실용성은 물론 자유, 평화, 여행 같은 라이프 스타일과도 쉽게 결합하며 사랑받았던 트랜스포터의 진정한 ‘정신적 후계자’는 아이디 버즈가 아닌 2025년 출시된 기아 PV5라는 평가가 나온다. 7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자동차 매체 ‘모터 트렌드’는 최근 “PV5 패신저는 대단히 실용적이면서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은 차”라며 성능,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가격 등을 거론한 뒤 “실용성도 얼마든지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지난해 유럽 현지 상용차 전문기자로 꾸려진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된 이유다.

14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을 통해 공개된 더 기아 PV7 카고.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는 이런 평가와 후속 모델에 대한 시장의 기대 속에 두 번째 전동화 PBV인 PV7을 내놓았다. 이번 모델에도 상용차라는 본질에 충실했다. PV5와 마찬가지로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S)을 기반으로 운전석은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바닥은 가능한 한 아래로 낮춰 평평한 바닥 면적을 최대한 확보했다. PV7 카고 롱은 길이 5.35m(PV5 카고 롱 4.7m), 너비 1.995m(PV5 1.9m), 높이 1.99m(PV5 1.9m), 앞뒤 바퀴 거리는 3.5m(PV5 3m)로 확 커졌다. 차체는 커졌지만 운전자나 작업자의 상하차 부담을 덜기 위해 적재함 바닥 높이는 성인 무릎 높이 정도인 55㎝ 정도로 낮다.

카고 롱 모델 적재 용량은 6.1㎥다. 라면 박스가 최대 190개 가까이 들어가는 크기다. 천장을 높인 하이루프 모델(적재 용량 8㎥)은 유럽 표준 지게차용 받침대인 유로 팔레트(가로 0.8m, 세로 1.2m)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적재 중량도 1165㎏까지 가능하다.

버려지는 공간도 그냥 두지 않았다. 동승석 시트 아래 공간은 적재실 크기를 넘어서는 길이의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운전석과 적재실 사이 격벽에 문(로드 스루)을 만들었다. 적재함 뒷문 역시 좁은 공간에서도 편리하게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도록 옆으로 여는 방식과 위로 여는 방식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4일(현지시각) 독일 하노버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을 통해 공개된 더 기아 PV7 카고(왼쪽)와 패신저. 현대차그룹 제공

하노버 전시장으로 가는 아우토반에는 트랜싯(포드), 비토(메르세데스-벤츠) 등 차종이 자주 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트랜싯, 비토, 마스터(르노) 등 미드 사이즈 전기 밴이 유럽 물류·배송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적재함을 키운 PV7은 PV5가 채우지 못한 이 시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현지 유튜버는 PV7 적재함을 촬영하며 “휴즈(크다)”를 연발했다.

그렇다고 PV7이 덩치만 커지고 재미없는 답답한 차는 아니다. ‘개인화 모빌리티 시대’를 자동차 철학으로 내건 기아는 PV7 역시 사용 목적에 맞춰 차체와 실내 구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앞뒤 바퀴 거리와 길이, 높이, 실내 구성이 다른 23종에 이르는 파생·컨버전 모델이 가능하다고 한다. PV7 패신저 모델은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7인승 모델은 업무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자유롭게 이동·탈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모터쇼 현장 곳곳에는 유럽 현지 특장차 업체들이 PV5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업무 목적에 맞춰 개조한 각종 작업차량 등이 15종 이상 전시됐다. 현지 기아 관계자도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독일 하노버 상용차 모터쇼에는 현지 특장차업체가 기아 PV5를 기반으로 업무 목적에 맞게 개조한 작업차량 등이 다수 전시됐다. 김남일 기자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등 친환경 정책은 도심 물류 수단의 전동화를 가속한다. PV7에 쓰이는 삼원계(NCM) 고전압 배터리 용량은 71.5㎾h와 96.2㎾h 두 가지다. 96.2㎾h 모델은 1회 충전으로 460㎞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350㎾ 초급속 충전 방식을 통해 잔여 전력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20분대 중반이면 가능하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배터리 전력을 차량 외부 공구·장비 등에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장착했다. 큰 규모의 배송 업체 등은 PV7에 장착된 ‘플레오스 플릿’ 등을 통해 차량별 위치와 상태, 운행 데이터 등을 업무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가능하다. 멋보다는 실용성을 택했다지만, 모두 포기한 것은 아니다. 차체 색상과 무관하게 검은색 후드를 적용하는 등 PV5와 동일한 미래지향적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갔다.

유럽 소형 전기 밴 시장 점유율 1위인 PV5 후속 모델 PV7에 대한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IAA는 “새로운 경상용차 라인의 시작을 알렸던 소형 모델 PV5와 비교했을 때, PV7은 더 넓은 공간과 다양한 사업 및 생활 영역에서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가장 경쟁이 치열한 상용차 메인 시장이지만 PV5를 통해 쌓은 노하우가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노버/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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