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과오, 범행 은폐 의도 없어”···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경찰관 첫 공판

강현석 기자 2026. 9. 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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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누설·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 부인
장씨 부친 현직 경감 ‘증인 신문’ 예정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지난 7월8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광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면서 증거인멸 등을 도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들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2단독(이승연 부장판사)은 14일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강력팀장 A경감과(57·구속) B경사(41)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경감 등은 지난 5월 장씨(23)의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씨 아버지 장모 경감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주요 증거를 인멸하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경찰관들이 ‘강간 살인’ 혐의의 주요 증거인 장씨 차량 조수석의 케이블타이와 훼손된 성인 인형 등을 압수하지 않아 장 경감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도록 방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A경감과 B경사는 장 경감에게 수사상황 등을 알려준 혐의도 받는다. A경감은 장씨가 휴대전화를 버린 위치와 집 현관 비밀번호 등을 장 경감에게 알려주도록 했다. B경사도 구속영장 신청 계획과 휴대전화 압수 등 수사 상황을 여러 차례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A경감 변호인은 “장 경감과 부적절한 접촉을 하고 케이블타이 등을 압수하지 못한 것이 수사상 과오였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피해자와 유족들께 더 큰 아픔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적절한 처신이나 업무상 과오가 있었다는 것과 처음부터 장씨 범행을 은폐할 의도로 그와 같이 행위를 하였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면서 “형벌로써 처벌받아야 할 범죄를 구성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B경사 변호인도 “수사팀은 당시 살인의 직접 증거인 흉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며 “수사 초기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범행 관련 증거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 경감이 이를 인멸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관련 증거를 인멸하고 은닉한 장모 경감을 다음 달 28일 열리는 공판에서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장 경감은 형법상 친족 특례 규정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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