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사지 않고 직접 만든 공무원…‘IT변방’ 전북에서 일어난 작은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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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아온 전북에서 한 공무원이 외부업체의 도움 없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다.
그가 만든 '전북AI'는 한글 문서 작성과 자료 검색은 물론 회의 녹음·요약, 이미지·영상 생성 등 행정에 필요한 99종의 기능을 갖췄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전산직 공무원으로 모바일 행정포털과 교육생 근태관리 시스템 등 여러 행정정보시스템을 직접 개발해왔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11일 제주에서 개최한 '제43회 지역정보화(지방정부 AI)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윤 주무관의 전북AI는 대통령상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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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원 들여 99종 행정기능 구현…대통령상 수상하며 지방정부 AI 혁신 사례로
과학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아온 전북에서 한 공무원이 외부업체의 도움 없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다.
전북특별자치도 행정정보과 윤성호 주무관(45·전산6급)의 이야기다.
그가 만든 ‘전북AI’는 한글 문서 작성과 자료 검색은 물론 회의 녹음·요약, 이미지·영상 생성 등 행정에 필요한 99종의 기능을 갖췄다. 지난달 말 기준 9240명이 가입해 약 27만 건의 질문을 주고받았다.
행정기관의 정보화 사업은 그동안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필요한 시스템이 생기면 용역을 발주하고, 개발이 끝나면 유지·보수를 다시 외부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필요한 기술을 찾아 붙이고, AMD GPU 8개를 탑재한 서버를 구축했다. 새로운 AI 모델이 나오면 외부업체에 다시 개발을 맡기지 않고 담당자가 직접 검증해 교체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조도 설계했다.
여기에 전북도가 투입한 비용은 약 3억 원. 결과적으로 상당한 AI 구독료 절감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윤 주무관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따로 있다.
기술을 외부에서 사오는 지방정부가 아니라 직접 기술을 만들어내는 지방정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윤 주무관은 2006년 임실군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2010년 전북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전산직 공무원으로 모바일 행정포털과 교육생 근태관리 시스템 등 여러 행정정보시스템을 직접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번 AI 개발은 성격이 달랐다. AI는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특정 기술이나 업체에 종속될 경우 지속적인 비용과 관리 부담이 발생한다.
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누가 개발했느냐’보다 ‘누가 이어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개발 과정과 작업 내용을 기록하고 연구회를 만들었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후임자가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윤 주무관은 이를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조직의 역량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이 만든 기술을 자신의 성과로 남기는 대신 조직의 자산으로 넘겨주겠다는 의미다.
윤 주무관에게는 또 하나의 선택이 있었다. AI 구축으로 발생한 예산 절감 효과에 따라 성과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당 부분을 포기했다.
전북도의 재정 여건을 생각하면 개인이 받는 것보다 조직과 도민을 위해 쓰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 대목 역시 ‘25억 원을 아낀 공무원’이라는 식으로 소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가 보여준 것은 액수보다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 정미리 씨 역시 임실군청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는 부부 공무원이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줄여가며 개발에 매달렸던 시간이 있었지만, 윤 주무관은 자신의 노력을 특별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에게 AI 개발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행정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전국 15개 시·도가 제출한 24개 사례 가운데 본선에 오른 8개 사례 중 최우수였다.
전북도는 오는 11월까지 14개 시·군을 포함해 약 2만4000명의 지방공무원이 전북AI를 활용하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한 전산직 공무원이 시작한 작은 실험은 전북 지방행정 전체의 업무방식을 바꾸는 플랫폼으로 커지게 된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이 시스템을 다른 지방정부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는 점이다.
윤 주무관은 “GPU 서버만 구매하면 어느 지자체나 기관이든 가져가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했다”고 말한다.
AI 시대에 지방정부의 경쟁력은 반드시 거대한 기업이나 연구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때로는 행정 현장에서 불편을 발견한 한 명의 공무원이 컴퓨터 앞에 앉는 것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을 윤성호 주무관은 이번 일을 통해 증명해낸 셈이다.
[김대홍 기자(=전북)(95mink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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