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강 불황기에 ‘격려금 600%’… 포스코 첫 파업이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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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동조합이 창사 58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가 소속 기업이 거둔 좋은 성과에 자기 몫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포스코가 처한 현실은 다르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도 올해부터 주당 1만원의 기본배당을 폐지하고 실적에 연동해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배당정책을 바꿨다.
그럼에도 노동자가 보상의 일부를 양보하고 회사가 고용안정으로 화답한 '고통 분담'은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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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동조합이 창사 58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면서다. 노동자가 소속 기업이 거둔 좋은 성과에 자기 몫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포스코가 처한 현실은 다르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 공세, 높아진 통상장벽에 포스코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포스코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2021년에는 기본성과급(800%)에 더해 특별성과급(180%) 지급했다. 호황기에 성과를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면, 불황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파업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당시 8시간 노동, 저임금 개선, 자유로운 노조 활동 등이 주요 요구였다면 이제는 임금과 성과배분이 노사협상의 핵심 쟁점이 됐다. 최근 그 눈높이는 반도체의 ‘n% 성과급’으로 크게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를 도입, 올해 기본급의 2964%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기업의 이익이 커지면 노동자의 몫도 커져야 한다는 인식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결과다.
불황을 맞은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록 적자는 아니지만 실적이 악화됐을 때의 보상은 업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포스코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48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 넘게 줄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 수준이다. 협상을 위한 요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호황 산업의 보상 눈높이가 불황에 빠진 철강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그러나 ‘불황이니 노동자가 양보하라’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다. 포스코가 100%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에 배당한 현금배당금 총액은 2024년 6311억원에서 지난해 8002억원으로 늘었다. 현금배당성향도 같은 기간 58.5%에서 61.5%로 높아졌다. 노조로서는 ‘왜 우리만 양보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도 올해부터 주당 1만원의 기본배당을 폐지하고 실적에 연동해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배당정책을 바꿨다. 포스코 경영진은 올해 사장 20%, 본부장 15%, 임원 10%의 임금을 반납했다.
철강산업의 위기가 먼저 덮친 유럽의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 독일 최대 철강업체 티센크루프스틸과 독일 최대 금속산업 노조인 IG메탈은 지난해 구조조정 협약을 맺었다. 노동자들은 주당 근로시간을 34시간에서 32.5시간으로 줄이는 데 따른 임금 감소와 특별지급금 폐지, 크리스마스 보너스 축소 등을 받아들였다. 회사는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를 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티센크루프스틸의 위기는 포스코보다 훨씬 심각해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노동자가 보상의 일부를 양보하고 회사가 고용안정으로 화답한 ‘고통 분담’은 참고할 만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된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사업재편과 공장 통폐합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임단협에서는 임금 못지않게 고용 안정과 공장 존속, 전환배치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땐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떠올리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물론 포스코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은 아니다. 여전히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글로벌 8위의 철강기업(2025년 기준)이다. 하지만 철강산업의 수익성이 대폭 떨어지고 있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노동자는 보상과 고용안정을, 경영진은 보수와 경영책임을, 기업은 배당과 투자여력을 저울에 올려놓아야 한다. 포스코의 첫 파업은 역설적으로 구성원 모두에게 ‘얼마나 양보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성과 공유에 원칙이 필요하듯 불황기의 고통 분담에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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