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이 이런 곳이었어?”…서울 한복판서 시작된 화순 관광의 변신

조재호 기자 2026. 9. 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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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 몰린 연남동 팝업…관광지 홍보 넘어 체험·굿즈·지역상품·여행예약까지
‘무릉도원’으로 풀어낸 화순…지역 자원을 젊은 감각으로 바꿔 수도권 공략
서울 연남동에서 운영한 팝업홍보관 ‘화사로와, 화순’ 단체 사진/화순군 제공

화순 관광의 홍보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한복판에서 먼저 체험하게 한 뒤 지역 특산품을 보여주고, 실제 화순 여행 예약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역 관광이 수도권에서 ‘설명’하는 단계에서 ‘경험’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재)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연남동 ‘스몰타운스몰’에서 운영한 팝업홍보관 ‘화사로와, 화순’을 마무리했다. 사흘 동안 약 1,500명이 현장을 찾았다.

눈여겨볼 것은 방문객 숫자보다 팝업의 구성이다.

화순의 위치와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방문객들은 퍼즐을 맞추며 화순적벽과 적벽문화축제를 알아보고 여러 체험을 통과한 뒤 마지막에는 직접 활을 쏘는 게임에 참여했다.

특히 ‘신비복숭아를 맞춰라!’ 활쏘기 체험에는 많은 방문객이 몰렸다. 관광정보를 읽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게임을 하면서 지역의 소재를 접하도록 만든 것이다.

화순의 지역 자원을 젊은 세대가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졌다.

팝업 공간은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꾸몄다. 화순적벽의 이미지와 신비복숭아, 김삿갓을 소재로 만든 관광캐릭터 ‘갓토끼’와 ‘복순이’를 배치하고 관련 굿즈를 선보였다.

익숙한 지역 자원을 그대로 내세우는 대신 캐릭터와 디자인으로 다시 만들어낸 셈이다.

지역 특산품도 관광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복숭아를 활용한 병조림과 막걸리, 초콜릿, 디저트 등을 현장에서 소개하고 판매했다. 관광객에게 ‘화순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만 묻는 것이 아니라 ‘화순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사고, 무엇을 경험할 것인가’까지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번 팝업에는 오는 10월 9~10일 열리는 제39회 화순적벽문화축제와 파크골프 등을 연계한 여행상품 예약 시스템이 마련됐다. 팝업에서 화순을 접한 사람이 관심만 갖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여행 일정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국 이번 행사의 핵심은 1,500명이라는 방문객 숫자에만 있지 않다.

서울에서 화순을 알리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관심→체험→상품 구매→여행 예약’으로 이어지는 관광 소비의 흐름을 현장에서 만들어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순이 관광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화순은 화순적벽과 고인돌 등 이미 알려진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역 관광의 과제는 유명 관광지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사람들이 실제로 찾아오게 만들고, 머물고, 소비하도록 만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번 팝업은 그 실험에 가깝다.

복숭아 하나를 특산품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캐릭터와 게임, 먹거리 상품으로 확장하고, 적벽을 단순 관광지가 아닌 축제 콘텐츠로 연결했다. 여기에 파크골프 등 체류형 관광상품까지 묶었다.

지역의 자원을 새롭게 포장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변화다.

특히 장소 선택도 눈에 띈다.

화순에서 관광객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서울 연남동으로 직접 찾아갔다. 젊은 소비층과 외국인,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이 오가는 공간에서 화순을 먼저 경험하도록 했다.

‘화순에 와야 화순을 알 수 있다’는 기존 관광 홍보의 순서를 뒤집은 셈이다.

이번 시도가 실제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팝업 방문객 1,500명이 실제 화순 방문객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 로컬상품 판매가 지역 생산자와 상권의 매출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관광 마케팅의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이번 팝업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나온 방문객 반응을 관광상품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임지락 화순군수는 “수도권 관람객을 실질적인 화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광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화순이 노리는 것은 결국 ‘한번 들어본 관광지’가 아니라 ‘한번 가보고 싶은 관광지’다.

그리고 이번 서울 팝업은 그 변화를 보여주는 꽤 구체적인 장면이었다.

화순이 이제 관광지를 홍보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관광객이 화순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방법까지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힙한 화순’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홍보 문구로 끝날지, 실제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내는 새로운 지역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이제부터가 시험대다.

화순= 조재호 기자 samdad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