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인하” 연준 압박에 시장은 정반대.. '무역중단' 경고까지

손유지 2026. 9. 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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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OMC 앞두고 금리 인하 압박…무역 중단 카드까지 꺼냈다
백악관은 연준 독립성 강조하면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 재차 역설
물가·유가 상승에 시장은 금리 인상 확률 86%까지 높이며 반대 베팅
미국 통화정책 갈림길…연준 독립성과 트럼프 압박 충돌에 시장 촉각
[지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시장의 금리 인상 베팅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은행에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하며 무역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시장은 물가와 유가 상승을 근거로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86% 이상 반영하며 백악관과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픽사베이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하면서 무역 중단 카드까지 꺼냈지만, 금융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물가와 유가 상승을 근거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연준의 독립성과 정책 신뢰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3일 연준의 금리 결정에 앞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내놨다. 특히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일부 국가와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는 기존 경고도 다시 꺼냈다. 

지난 4일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만큼 이번 발언은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백악관은 한편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과 자신은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함께 내놨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도적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셈이다.

문제는 시장의 판단이 백악관의 요구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86% 안팎까지 반영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진 데다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부담도 물가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경기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연준이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리를 낮추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물가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완화에 나서면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 위축, 주택시장 부담, 기업의 이자 비용 증가가 이어질 수 있어 경기 둔화라는 또 다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이번 FOMC는 케빈 워시 의장의 리더십과 연준 독립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금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가운데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올린다면 백악관과 중앙은행 사이의 긴장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정치적 요구에 가까운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 결정은 미국 안에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달러 가치와 미국 국채금리, 글로벌 자금 흐름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시장에도 파장이 이어질 수 있다. 한국 역시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 기업의 조달 비용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번 FOMC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요구와 연준의 경제적 판단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번 금리 결정은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까지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