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당일 대타로 나온다고? "3점차 나면 낸다" 호언장담 헛말 아니었네…황재균, 울컥했던 2201번째 인사 [수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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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차이 정도면 낼만하다. 대타든 대수비든 고민해보겠다. 박경수도 은퇴식날 챙겨줬는데 뭐."
경기 후 KT 위즈의 '우승 캡틴' 황재균의 은퇴식이 예정된 날이다.
그는 "3점 차이만 나면 대타나 대수비로 기회를 줄 만하다. 박경수가 은퇴하던 날도 기회를 줬었다"며 여지를 남겼다.
148-149-148-150㎞ 직구가 잇따라 쏟아졌고, 황재균은 한차례 파울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4구째 직구에 두번째 헛스윙으로 결국 삼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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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점 차이 정도면 낼만하다. 대타든 대수비든 고민해보겠다. 박경수도 은퇴식날 챙겨줬는데 뭐."
13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후 KT 위즈의 '우승 캡틴' 황재균의 은퇴식이 예정된 날이다.
레전드를 보내는 현장은 오후 4시쯤 이미 1만8700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KT로선 올시즌 22번째 매진이다.
이날 황재균은 하루종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야구선수 출신의 해설위원이지만, 이젠 유튜버 '일루황'이자 SM C&C 소속의 엄연한 '연예인'이다.
98㎏에 달했던 탄탄한 몸을 바디프로필 촬영차 80.2㎏까지 감량할 만큼 은퇴 이후에도 녹슬지 않은 의지를 보여줬다. 현재도 크로스핏에 빠져 끊임없이 몸을 단련하고 있다고.
경기전 타격, 주루, 수비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오늘 이상하게 공이 잘 맞아서 감독님께서 '은퇴하지 말고 오른손 대타 어떠냐'는 얘기도 하셨다. 아마 현역 때보다 지금이 달리기는 더 빠를 것"이란 너스레도 떨었다.

경기전에는 부모님의 시구를 받는 시포로 나섰다. 나도현 KT 단장과 이강철 KT 감독, KT 장성우-롯데 전준우 주장의 꽃다발도 받았다.
황재균은 "현대에서 데뷔했고, 넥센에서도 좋은 커리어를 쌓았다. 롯데는 야구선수 황재균이 국가대표(프리미어12 준우승)를 경험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야구를 재미있게 한 시기였다. KT는 가장 오래 뛴 팀이고, 우승을 함께 한 선후배들이 있는 팀이다. 가장 정이 많이 가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KT는 삼성 라이온즈와 선두 경쟁을 벌이는 상황. 은퇴식에 나선 레전드를 배려해줄만한 여유는 없어보였다. 황재균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기회가 온다면 좋겠지만, 오늘은 KT의 승리가 최우선이다. 올해 진짜 V2(2번째 우승)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절절한 속내도 전했다.
반면 경기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9월 상승세를 틈타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최근 5연승, 지난주 KIA 타이거즈전 3연패를 제외하면 8전 전승을 거뒀다.

한화-SSG-삼성-롯데, 잇따라 바뀌는 상대팀에 약한 모습은 전혀 없었다. 3연패를 안긴 KIA에게도 전날 설욕에 성공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롯데 상대로는 객관적 전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
변수는 선발 싸움. 롯데 선발이 만만찮은 투수 나균안이었지만, KT 선발은 어쩌면 이강철 감독이 가장 믿는 소형준이었다.
특별 엔트리로 1군에 등록되더라도, 대부분의 사령탑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하기 마련. 때문에 경기 시작 때 라인업에 넣었다가 경기 시작과 함께, 혹은 1타자 상대 후 교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3점 차이만 나면 대타나 대수비로 기회를 줄 만하다. 박경수가 은퇴하던 날도 기회를 줬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리고 진짜 현실이 됐다. KT는 1회말 선취점, 3회말 2점을 추가하며 3-0까지 앞섰다. 4회초 2실점하며 3-2로 쫓겼지만, 5회말 힐리어드가 투런포를 터뜨리며 5-2로 앞섰다.
그리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유격수 권동진 대신 '대타 황재균'이 들어섰다. 황재균은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1루 측 KT 팬들, 그리고 3루 측 롯데 팬들을 향해 각각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롯데(자이언츠)와의 주말 경기라서, KT팬들뿐 아니라 롯데팬들께도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상대는 롯데의 신예 좌완 이영재. 다만 결과는 아쉬웠다. 이영재는 최고 150㎞ 직구가 강점인 좌완투수다. 148-149-148-150㎞ 직구가 잇따라 쏟아졌고, 황재균은 한차례 파울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4구째 직구에 두번째 헛스윙으로 결국 삼진당했다.
하지만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황재균은 이어진 7회초 수비에 내야수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황재균은 3루수 자리에 섰고, 허경민이 잠시나마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허경민이 유격수로 나선 건 KT로 FA 이적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마침 KT도 투수교체에 나섰다. 2번째 투수 손동현이 등판했고, 연습구를 던지는 사이 황재균은 양팀 팬들 및 팀동료들과 다정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상대는 대타 한태양. 손동현의 초구 146㎞ 직구에 한태양이 파울을 쳤다.
여기까지였다. 황재균은 허경민부터 1루수 김현수까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정든 그라운드에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허경민은 다시 3루로 돌아갔고, 황재균 대신 유격수 장준원이 투입됐다.

황재균은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내야수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4번)에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은 그는 이후 히어로즈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 국가대표급 3루수로 발돋움했다.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고 빅리그 맛도 봤다. KT와는 2018년 FA로 이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21년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이끈 '우승 캡틴'이다.
프로 통산 18시즌 동안 2200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5리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을 기록했다. 2266안타는 역대 8위 기록이다. 이날 롯데전은 황재균의 통산 2201번째 경기이자 그라운드에 전하는 마지막 작별 인사였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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