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뒤 '조직의 벽' 허문다…NH투자증권 승부수

빈난새 2026. 9. 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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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는 '원 골드만삭스(One Goldman Sachs)'라는 원칙이 있다.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자산운용과 자산관리(WM) 등 각 조직이 자기 상품만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회사 전체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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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각자대표 체제 도입
경영은 나눠 전문성 키우고
고객 앞에선 각 부문 통합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는 ‘원 골드만삭스(One Goldman Sachs)’라는 원칙이 있다.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자산운용과 자산관리(WM) 등 각 조직이 자기 상품만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회사 전체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자금 조달부터 인수합병(M&A), 자산운용까지 묶어 제공하고, 자산관리 고객의 자금은 IB가 발굴한 투자 기회와 연결한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을 넓혀 회사 전체의 수익을 키우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NH투자증권도 다음 성장 카드로 ‘조직의 벽 허물기’를 꺼냈다. 기존 사업을 각각 키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WM·IB·디지털·홀세일 등 각 부문의 고객과 상품을 연결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겉으로만 보면 ‘엇박자’ 같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경영 책임을 둘로 나눴다. 지난 6월 취임한 신재욱 대표(왼쪽)는 부동산인프라·IB·운용을, 배광수 대표는 WM·디지털을 맡았다. 그런데 새 경영진은 나뉜 사업을 다시 하나로 묶는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은 나눠 전문성을 키우되, 고객 앞에서는 조직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각자대표제가 사업별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장치라면, 사업부 간 협업은 고객 관점에서 각 부문의 강점을 통합 솔루션으로 묶는 전략이라는 뜻이다.

단순히 고객 풀을 공유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금융 수요는 긴 물줄기처럼 연결된다.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부터 여유자금 운용, 임직원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업주의 상속·승계까지 맞물려 있다. 이를 따라 고객 한 명 한 명과 거래하는 부문을 늘려 단위 수익은 높이고, 외부에서 새 상품과 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은 줄이는 전략이다. IB가 발굴한 회사채·기업공개(IPO)·인수금융과 부동산인프라 부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해외 부동산 자산을 WM에 공급하면, IB는 자금 회수와 재투자 속도를 높이고 WM은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을 붙잡을 수 있다.

실행 기반도 갖췄다. 지난 7월 말 기준 NH투자증권 고객은 560만명, 고객자산은 491조원이다. 올 상반기에는 10억원 이상 자산가가 전년보다 7000명 늘고 이들의 자산도 100조원 증가했다.

조직과 보상체계도 재편했다. 협업 실적을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고, 고객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흩어진 수요와 상품을 연결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핵심은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이미 가진 고객과 역량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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