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라켓 부수고 카메라맨에 욕설까지, 사발렌카의 무너진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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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아리나 사발렌카(28)의 감정도 함께 폭발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사발렌카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27·카자흐스탄)에게 1-2(4-6, 7-5, 2-6)로 패했습니다.
2025년 US오픈에서 아만다 아니시모바를 꺾고 우승하며 흐름을 끊는 듯했지만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리바키나에게 1-2(4-6, 6-4, 4-6)로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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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이저 결승 5차례 1승4패…네 번의 패배 모두 3세트 승부
관중석으로 공 날리고 라켓 파손…경기 뒤 카메라 향해서도 거친 욕설
“3연패 부담 속 감정 통제 어려웠다”…침착했던 리바키나와 극명한 대비
하드코트 메이저 8회 연속 결승 오른 최강자…마지막 관문은 ‘자신과의 싸움’


우승 트로피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아리나 사발렌카(28)의 감정도 함께 폭발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사발렌카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27·카자흐스탄)에게 1-2(4-6, 7-5, 2-6)로 패했습니다. US오픈 3연패를 눈앞에 뒀던 사발렌카는 마지막 세트에서 무너졌고, 리바키나는 호주오픈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패배 뒤 사발렌카가 보여준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격했습니다. 경기 도중에는 공을 관중석 쪽으로 강하게 날려 경고를 받았습니다. 패배가 확정된 뒤에는 코트에서 라켓을 내리쳐 부쉈습니다. 이후 자신을 가까이에서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서도 촬영을 멈추라는 뜻으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해외 매체가 전한 영상에는 사발렌카가 카메라를 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단순히 한 경기에서 나온 돌발 행동으로만 보기에는 그 뒤에 쌓인 숫자가 무겁습니다.

사발렌카는 최근 자신이 출전한 그랜드슬램 결승 5차례에서 1승4패를 기록했습니다.
2025년 호주오픈에서 매디슨 키스에게 1-2(3-6, 6-2, 5-7)로 패했고, 같은 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코코 고프에게 1-2(7-6<5>, 2-6, 4-6)로 역전패했습니다. 2025년 US오픈에서 아만다 아니시모바를 꺾고 우승하며 흐름을 끊는 듯했지만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리바키나에게 1-2(4-6, 6-4, 4-6)로 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US오픈 결승에서 리바키나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네 번의 패배가 모두 3세트까지 갔다는 점입니다.
키스에게는 마지막 세트 5-7, 고프에게는 4-6, 올해 호주오픈 리바키나전에서도 4-6이었습니다. 이번 US오픈에서는 두 번째 세트를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2-6으로 밀렸습니다.
결승에 올라가는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사발렌카는 최근 하드코트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에서 8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US오픈에서도 4년 연속 결승에 올랐습니다. 세계 여자테니스에서 가장 꾸준하게 메이저 우승 문을 두드리고 있는 선수입니다. US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준결승 당시 사발렌카가 2023년 이후 하드코트 메이저에서 51승3패를 기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 경기, 특히 마지막 한 세트에서 결과가 갈리고 있습니다.
이번 결승은 그 차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줬습니다. 한쪽에는 사발렌카가 있었습니다. 강한 서브와 포핸드, 고함으로 상대를 몰아붙이지만 흐름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감정이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대편 리바키나는 달랐습니다. 두 번째 세트를 내주고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마지막 세트에 들어가 다시 경기 리듬을 되찾았습니다. 리바키나는 36개의 위너를 기록했고 사발렌카보다 범실도 11개 적었습니다. 힘과 힘의 대결처럼 보였던 결승에서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침착함과 정확성이었습니다.

사발렌카도 경기 뒤 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US오픈 3연패에 도전한다는 부담이 컸고, 패배 뒤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쌓인 감정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면 인터뷰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라켓 파손 장면은 사발렌카에게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2026년 호주오픈 그리고 US오픈까지. 상대도, 장소도 달랐지만 네 번 모두 사발렌카는 우승에서 한 세트가 모자랐습니다.
사발렌카는 이미 네 차례 그랜드슬램 우승을 경험한 세계 정상급 선수입니다. 결승에 오르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이제 그가 넘어야 할 상대는 네트 건너편 선수만은 아닐지 모릅니다.
결승 마지막 세트에서도 자신의 힘과 감정을 끝까지 같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
이번 US오픈에서 부서진 라켓은 세계 최강자에게 남은 마지막 숙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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