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막힌 타이밍···이란전 6개월간 석유·가스 주식으로 59억 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기간 석유·가스 기업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주식의 평가액이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최대 440만달러(약 5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직후 에너지주를 매수하고 휴전 발표 당일 일부 주식을 매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 당사자가 주식 계좌를 운용한 것 자체가 이해충돌이라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말 보유했던 주요 석유·가스 기업 9곳의 주식 가치는 이란 전쟁 발발 전날인 2월 27일 종가부터 8월 31일 종가까지 약 150만~440만 달러(최대 약 59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란 전쟁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계좌에서는 이들 9개 기업과 관련해 지난 6월 29일까지 최소 23건의 거래가 확인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발언이나 결정으로 국제유가와 에너지주가 급등락한 시점을 전후해 일부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전쟁 발발 이틀 후인 3월 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서 엑손모빌을 비롯해 주요 에너지 기업 8곳의 주식을 매수했다. 3월 23일에는 석유·가스 주식 16건(약 16만3000∼57만달러 추산)의 매수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날은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4월 7일에는 이란과의 2주간 휴전 발표에 앞서 엑손모빌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이날 장 마감 약 2시간 30분 뒤 휴전 발표가 나왔고, 다음 거래일 엑손모빌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그러다보니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대통령은 에너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통상·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데다, 해당 기업들의 주식을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투자 운용사가 사전 정보를 이용해 거래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가족이 주식 거래에 관여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결정은 독립된 투자관리자들이 내린다고 해명했다.
반면 정부 윤리 감시단체들은 대통령이 에너지 기업에 상당한 금융 이해관계를 보유한 상황에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이해 충돌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본격적인 진상 조사를 예고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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