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제 유가 급등에도 안정”…기름값 잡은 비결은

정용진 2026. 9. 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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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입선 다변화로 중동 의존도 낮추며 유가 충격 방어
전략비축유·최고가격제 총동원해 국내 정제유 가격 안정
수출 통제와 손실 보전 속 정유업계는 사상급 호황 누려
가격 통제 장기화 우려…에너지 공급망 근본 대책은 과제
[지데일리]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제공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원유 수입선 다변화와 전략비축유 스왑제, 최고가격제 등을 통해 국제시장 충격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격 방어에 직접 개입하며 에너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제유가 급등에도 국내 정제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원유 특사를 파견하고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기존 70% 수준에서 50%대로 낮췄다는 설명이다. 특정 지역의 전쟁이나 정세 불안이 국내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원유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전략비축유 스왑제도 가격 안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축유를 시장 상황에 맞춰 활용해 공급 차질을 완화하고,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여기에 최고가격제를 적용하고 정유사의 수출 물량을 조절하면서 국내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다.

매점매석과 담합 같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가격 안정에 협조하는 이른바 ‘착하디착한 주유소’를 선정하는 등 주유업계의 자발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가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정유업계는 국제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정유사 입장에서는 수출을 확대할 유인이 커질 수 있지만,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수출 물량을 제한하고 그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가 가격 안정 정책의 부담을 떠안으면서도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누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의 가격 개입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를 두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고가격제와 수출 통제가 단기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국제가격과 국내가격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 시장의 가격 신호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보전 비용이 커질수록 재정 부담 역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50%대까지 낮아졌다고 해도 절반가량을 특정 지역에 의존하는 구조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수송로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거나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기면 대체 수입선만으로 충격을 흡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까지 급등하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원유 수송로 확보와 선박·선원 안전 관리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 역시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국제유가는 국내 정책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외부 변수라는 점에서 정부의 가격 안정책에도 한계가 있다.

향후 관건은 단기적인 가격 방어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망 안정 사이의 균형이라는 시각에 보편적이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정책은 필요하지만 가격 통제가 장기화되면 시장 왜곡과 재정 부담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유가 안정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입선 다변화의 지속 가능성과 비축유 운용 원칙, 정유업계 보전 규모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유가가 언제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불확실한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가격 억제보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