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접종 앞당겨야”… 일찍 찾아온 독감, 예방 골든타임 놓칠라
21일부터 순차 시작, 실효성 하락 우려
통상 11월부터 유행… 올해 벌써 주의보
질병청 “집중보호 대상자 중심 조정 검토”

정부가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무료 국가 예방 접종 시작 시점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면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국가 예방 접종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데, 독감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9월8일자 2면 보도)인 만큼 시행일을 앞당기지 않으면 자칫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무료 예방 접종을 시행한다. 생후 6개월부터 14세 이하 어린이, 임산부 등은 오는 21일, 65세 이상 어르신은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 무료로 독감 예방 접종을 맞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말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내고 “다가오는 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해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 대상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는 독감 환자가 지난달 말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독감 유행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을 살펴보면 이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외래 환자 1천명 가운데 독감 의심 환자 수를 뜻한다.
ILI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는 7.5명을 기록했고,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9.2명,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13.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는 2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6명)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통상 11월부터 4월 사이에 유행하던 독감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무료 국가 예방 접종 시점을 앞당겨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최소 2주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무료 접종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겨야 한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수원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독감이 이미 유행하고 있고, 이런 상황을 고려해 무료 접종 시점도 유동적으로 조정해야한다”며 “무료 접종 대상자이지만 독감이 유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비들여 접종을 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권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 전문의도 “일선 의료기관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시작하는 시점에 맞춰 무료 국가 예방 접종도 같이 추진돼야한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국가예방 접종은 백신 계약, 생산~배송 등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3~4월경 미리 접종 계획을 수립하고 면역 형성기간 및 유지기간 등을 고려해 9월말~10월초 백신을 공급한다”며 “다만 올해는 독감 유행 상황과 백신 공급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역저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등 집중 보호 대상자를 중심으로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고 했다.
또 “접종 면역 효과는 평균 6개월 가량 이어진다고 알려져있어 접종을 하면 독감 유행 시기인 내년 봄까지 충분한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다양한 유전형(A형·B형 등)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므로 이미 감염됐던 사람이라도 다른 유형에 재감염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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