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차별 딛고 3085안타…'야구 큰별' 장훈, 전설로 남다

전영희 기자 2026. 9. 1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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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85개의 안타. 일본 야구 불멸의 기록을 새겼던 장훈 선생이 여든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른손 화상과 원폭 피해, 또 일본내 차별을 온몸으로 받아내고도 한국인의 정체성은 놓지 않으려 했습니다.

전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45년 일본 히로시마. 다섯 살 장훈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옥에서 누나를 잃고, 기적처럼 살아남았습니다.

네 살 때는 모닥불에 큰 화상을 당하며 오른 손가락들이 붙어버리고, 굽었습니다.

오른손잡이인데도 왼손을 주로 쓸 수밖에 없었지만 일본에서 고교시절부터 이름을 떨쳤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59년 프로에 입단해 바로 신인왕을 거머쥔 뒤, 23시즌 동안 7번이나 타격왕에 올랐습니다.

특히 공을 결대로 쳐서 외야 전 방향으로 안타를 날리는 기술은 최고로 평가받았습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319 홈런 504개 안타 3085개 도루 319개 재일동포에 대한 지독한 차별을 뚫고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로 우뚝 섰습니다.

특히 통산 3085안타는 깨지지 않는 일본 야구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김성근/전 프로야구 감독 (재일동포) : 장훈 선배가 계셨던 것 자체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는 게 자랑스러웠다. 그걸 갖고 살고 계셨으니까. 프라이드(자부심)를 갖고.]

선수 시절 수차례 귀화 제안에도 "조국을 팔면서까지 야구할 필요가 없다"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지킨 장훈, 지난 2024년 인터뷰에선 "재일동포를 무시한 한국 정부 때문에 수년 전 일본으로 국적을 바꿨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동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대의 아픔과 차별을 가슴에 안고 그라운드를 지배했던 야구 전설.

이승엽 요미우리 코치는 "강한 마음을 가지라는 선배님의 격려와 후배를 아껴주신 따뜻함을 오래 기억하겠다"는 추모의 글을 남겼습니다.

[영상편집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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