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감사위원 표대결서 최윤범 측 승리…이사회 주도권 지켜 [종합]

김민서 기자 2026. 9. 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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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감사위원, 이사회 추천 백인규 후보 선임 가결
독립이사 4석은 양측 2명씩 확보…이사회 12대7로 재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그래픽=김재영 기자 maccam@·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의 핵심 승부처였던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표 대결은 최윤범 회장 측이 우위를 지키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2석씩 나눠 가지면서 최종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파트너스 측 7명으로 재편됐다.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3기 임시주총을 열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주총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분리선출 감사위원 1석에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출석 의결권 수의 약 81.8%의 찬성표를 받아 선임됐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는 27.93%의 찬성에 그쳐 과반 요건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켜 경영진에 대한 견제력을 한층 끌어올리려던 영풍·MBK 측의 구상은 무산됐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는 7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른 ‘3%룰’이 적용됐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 영향력은 줄고 제3자 주주의 표심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커진다. 당초 캐스팅보트로 여겨졌던 국민연금이 두 후보 모두에게 찬성하면서 다른 주주들의 선택이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중 8곳은 백 후보에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영풍·MBK 측은 주총 직후 입장문을 내고 “백인규 감사위원은 자신이 강조해 온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최윤범 이사 개인이나 특정 주주의 이해가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주 및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에서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독립이사 4석을 놓고 벌인 집중투표에서는 양측이 나란히 2석씩 확보했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심혜섭 후보와 이준봉 후보가 각각 득표 1·2위를 차지했고, 고려아연 측 이형규 후보와 서은숙 후보가 3·4위에 오르며 4명 모두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번 주총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에서 각각 12명과 7명 구도로 재편됐다. 일단 최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유지했으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만큼 다음 표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 결과와 관련해 “많은 주주들께서 현 경영진이 이뤄낸 성과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높게 평가해 경영 연속성 및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려아연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MBK·영풍 측의 부당한 경영 간섭 시도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기간산업이자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허브로서 국가경제와 한미 경제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