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적분할인데 카카오는 울고 한화는 웃은 이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월 21일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1월 한화를 조선·방산 중심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스타일 중심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결의를 발표했다.
반면 카카오의 인적분할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데는 과거의 분할 트라우마뿐 아니라, 현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인적분할이라 하더라도 카카오와 한화는 시장에서 정반대 평가를 받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는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상장해 시장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를 상장하려다가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신설법인 주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신설법인까지 상장되면 모회사 주가가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의 반발이 크다. '쪼개기 상장'의 기억이 남은 상황에서 카카오가 다시 분할 카드를 꺼내 들자 과거 악몽이 되살아났다. 공매도까지 급증했다.
인적분할을 호재로 만든 '당근'
그렇다면 물적분할이나 인적분할 등 모든 분할은 악재일까.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은 방식에 따라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한화와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분할이다. 한화는 1월 한화를 조선·방산 중심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스타일 중심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결의를 발표했다. 발표 직후 한화 주가는 25% 넘게 급등했다. 8월 인적분할을 마치고 변경 상장된 후에도 17% 넘게 오르며 시장의 환영을 받았다. 카카오와 정반대 반응이다. 같은 인적분할인데 무엇이 달랐을까.첫째는 복합기업 할인 해소다. 복합기업이란 성격이 다른 사업 부문이 한 회사에 섞여 있는 구조를 뜻한다. 한화에는 조선·방산, 백화점·호텔 등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이 함께 묶여 있었다. 조선·방산이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백화점이나 호텔 사업 성과가 신통치 않으면 주가는 발목을 잡혔다. 이런 구조의 복합기업은 한 사업 부문이라도 삐끗할 경우 주가 상승에 방해가 된다. 조선 자회사 한화오션과 방산 자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지주사 한화는 늘 저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는 한화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인 조선·방산만 담은 매력적인 구조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둘째는 주주환원이다. 한화의 분할 발표에는 투자자들이 반길 만한 당근이 포함됐다. 지분율 5.9%에 이르는 자사주와 제1우선주 전량을 소각하는 주주환원책을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해 대주주 지배력만 높이는 꼼수를 쓰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 이런 주주친화적 결정도 한화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쪼갠 뒤'를 봐야
셋째는 승계 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삼형제의 승계 구도가 잠재적인 위험이었다. 형제들끼리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면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적분할로 장남 김동관이 한화를 이끌면서 조선·방산·에너지를 맡고, 삼남 김동선이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이끌면서 유통·테크를 독립적으로 맡으며 구조가 깔끔해졌다. 형제들도 싸울 필요 없이 각자의 사업에 집중하면 될 일이다.반면 카카오의 인적분할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데는 과거의 분할 트라우마뿐 아니라, 현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AI) 키워드가 한창 뜨겁던 시기에 인적분할을 발표했다면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개연성도 있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해 2월 당시 한창 최고 주가를 올리던 오픈AI와 한국 기업 최초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시기에 신설법인 카카오AI를 AI 중심 회사로 키운다는 전략까지 발표했다면 주가는 상승했을 수 있다. 신생법인 카카오AI의 주식을 받기 위해 카카오를 미리 사두려고 난리가 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AI만 붙으면 '묻지 마 상승'하던 때는 지났고, 지금은 투자자들이 AI의 수익성을 깐깐하게 따진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단순히 카카오AI라는 신설법인을 만든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 무엇을 해서 수익을 낼지 명확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환상보다 확실한 숫자를 요구하는 투자자가 많다.
같은 인적분할이라 하더라도 카카오와 한화는 시장에서 정반대 평가를 받았다. 이 두 사례는 향후 인적분할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특히 대기업 지주사는 한화처럼 복합기업 구조인 경우가 많은데, 그 기업들이 승계 과정에서 어떻게 인적분할을 하는지 잘 살펴보자.

Copyright © 주간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신세계, 외국인 관광객 수혜주… 올해 영업이익 71.3% 증가할 전망”
- ‘2026 동아AI포럼’ 9월 10일 개최… 주간동아 창간 31주년 기념
- “우아하고 고급스럽다”… 외신 찬사 쏟아진 제네시스 GV90
- 같은 인적분할인데 카카오는 울고 한화는 웃은 이유
- 중국에선 ‘고가 명품’, 미국에선 멀티쿠커… 세계로 뻗는 쿠쿠밥솥
- 트럼프가 자화자찬한 美-베네수엘라 석유 협정, 정말 대박일까
- ‘美 데이터센터 수주’ 두산퓨얼셀 “2027년 흑자 전환 전망”
- 음식 씹기 힘든 부모님, 우유 한 잔으로 영양을 채워주세요
- Z세대의 소장 욕구 자극하는 콘텐츠
- ‘트레이더 조’ 에코백 유행이 부러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