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신상 공개된 후에도, 전세금 5700억 떼먹어

이정구 기자 2026. 9. 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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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증기관 정보 공유 안된 탓
“더이상 임대 못하게 제재 강화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상습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상습 채무 불이행자)의 이름·주소·나이를 공개하고 있지만, 명단 공개 이후에도 이들로 인한 전세 보증사고(전세 사기)가 5696억원 규모로 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임대인 신상 공개만으로는 전세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HUG가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악성 임대인은 2425명이다. 최근 3년간 HUG가 대신 갚은 전세 보증금 관련 사고가 2건 이상이고 채무액이 2억원 이상인 이들이다.

문제는 악성 임대인 명단에 오르고도 전세 사고를 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성 임대인은 2023년 말 최초로 17명이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1159명, 지난해 690명, 올해 559명이 공개됐다. 하지만 악성 임대인 등재 이후 발생한 전세 사고는 2732건, 금액으로는 5696억원에 이른다.

이는 악성 임대인 정보가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사이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같은 임대인이 동일한 은행 지점에서 2건 이상 보증사고를 낸 사례가 2637건에 달했다. 명단 등재 전 사고까지 포함하면 악성 임대인 2425명의 누적 보증사고는 3만6855건, 7조4998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경우가 3만6137건, 7조2888억원이다.

강대식 의원은 “현행 신상공개 제도가 실질적인 예방 수단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며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떼먹고도 별다른 제약 없이 임대 행위를 이어가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HUG는 오는 10월 1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과 전세보증금 미반환 임대인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이 소유한 주택의 전세보증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보증기관이 위험 정보를 공유하고 추가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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