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 때 법원 목소리 못내” 자성 촉구한 이흥구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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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대법관이 7일 퇴임식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께 법원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12·3 내란 직후 보여준 대법원의 침묵을 겨냥해 "법원이 말해야 할 때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점점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냉정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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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대법관이 7일 퇴임식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께 법원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 못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일당의 내란 행위를 목격하고도 헌정질서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 대법원이 침묵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만시지탄이지만, 법관 사회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퇴임사다.
이 대법관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12·3 내란 직후 보여준 대법원의 침묵을 겨냥해 “법원이 말해야 할 때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점점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냉정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고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시점에 가장 적절하게 소통하면서 사법부가 어떤 판단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잘 설명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옳은 지적이다. 12·3 내란이 성공했다면 법원의 사법권도 박탈당했을 것이다.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과 야당 의원들의 활약으로 내란이 조기에 진압돼 사법권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튿날 출근길에 ‘내란’을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강하게 비판하자 ‘내부 회의 때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궁색한 변명만 내놨다. 내란 진압에 아무런 기여도 없었으면서, 사법권을 지켜준 시민들과 국회에 감사의 뜻도 표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을 황당한 사유로 풀어줘 국민이 불안해할 때도 지켜만 보고 있었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재판처럼 1심부터 전담재판부를 지정해 신속하게 단죄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귀를 닫다시피 했다. 사법부의 권위는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데, 조 대법원장은 국민이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오죽하면 ‘임명권자(윤석열)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거냐’는 말까지 나왔을까.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이런 것들이 켜켜이 쌓인 탓이다.
이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관 공백은 두 자리로 늘었다. 앞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이 청와대에서 반려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국민은 ‘조희대 대법원’이 바뀌길 원하는데,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보수 성향의 현직 판사들만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진보적 관점을 뚜렷하게 대변해온 이 대법관의 후임조차 보수 성향의 김성수 후보자를 제청했다. 이 대법관은 “법원이 불신의 원인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해소해 나가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대법관의 조언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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