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박물관 맛있는 출판사…굿즈에 빠진 소비자

권민주 기자 2026. 9. 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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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기획 상품) 시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출판사와 박물관에서 선보인 독창적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출판사에 이어 박물관 굿즈도 눈길을 끈다.

두 제품 모두 익숙한 문화유산에 트렌드를 결합해 기존에 없던 독창적인 굿즈를 선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굿즈를 빠르게 포착해 문화유산에 결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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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빵’부터 ‘뮷즈’까지…2030세대 취향 겨냥
트렌드까지 챙겨 소장 욕구 자극…‘품귀 현상’까지
GS 리테일이 지난달 '민음사·오늘의 귀여움 빵'을 출시했다. /GS 리테일

굿즈(기획 상품) 시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출판사와 박물관에서 선보인 독창적인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로고를 커다랗게 박아 넣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2030세대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한 결과다.

중고거래에 등장한 '민음사 빵 책갈피'

중고거래 플팻폼에서 '민음사 책갈피 판매합니다', '민음사 빵 책갈피 안나카레니나 미개봉 교환해요'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판사 민음사와 GS25가 함께 내놓은 '민음사 빵'에 동봉된 책갈피 중고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빵 가격은 3700원이지만 빵을 제외한 책갈피만 4500~6000원에 거래된다.

민음사 빵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64만 개가량 판매됐다. 현재는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점포당 하루 1개씩만 발주가 가능한 상태다.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편의점 자체 앱 내 '민음사 빵' 검색량은 약 20만 건을 기록했다.

지역에서도 '민음사 빵'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민음사 빵을 사고자 창원 상남동 일대 GS25 편의점 다섯 군데를 방문했지만 제품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한 편의점 노동자는 "편의점에 처음 들인 후 얼마 되지 않아 한 아주머니께서 빵을 10개씩 사 갔다"며 "그 이후로 홍보가 잘 됐는지 지금도 입고되면 바로 다 팔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매니저도 "하루에 3~4명 정도는 민음사 빵이 들어왔는지 물어본다"고 말했다.
7일 오전 10시께 창원 상남동 일대 GS25 편의점 '민음사 빵' 재고 현황. /우리동네GS 앱 갈무리

민음사 빵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모으는 재미'와 '텍스트힙' 문화가 있다. 빵 종류는 깨찰빵(솔티밀크·커스타드)와 모카번(우유크림·커스타드) 등 총 4가지다. 같이 들어있는 책갈피는 총 20종으로 구성돼 있다. 책갈피에는 <오만과 편견>, <레 미제라블>, <폭풍의 언덕> 같은 고전 명작 책 표지와 함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빵 맛은 고를 수 있지만 책갈피는 임의로 들어있어 제품을 뜯기 전까지는 정체를 알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는 소소한 재미가 또 소비자를 끄는 요소인 셈이다. 누리소통망(SNS)에는 '책갈피 20종을 모두 모았다'는 인증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접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텍스트힙(Text Hip)' 문화도 인기에 한몫했다. 널리 알려진 고전 문학 위주로 책갈피를 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민음사 마케팅부 관계자는 "평소 고전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도 제목을 한번쯤 들어봤거나 '사랑'처럼 누구나 직관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책 제목을 골랐다"며 "시집은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같이 제목 자체가 강렬하거나 인지도가 높은 시인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지난달 10일 '한국의 미 단청 키캡 키링'을 출시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없어서 못 파는 '국중박 굿즈'

출판사에 이어 박물관 굿즈도 눈길을 끈다. 국립박물관은 정기 공모전을 거쳐 선정된 작품을 굿즈로 출시하고 있다.

2026년 뮷즈(뮤지엄 굿즈) 공모 선정작은 '국새 키캡 키링 세트'다. 역사 콘텐츠에서 자주 보이는 국새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키보드 자판에 꽂아 쓸 수 있고 가방에 달아 만질 수도 있다. 국새 키캡은 현재 1·2차 판매 모두 완판을 기록했으며 현재 3차 판매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한국의 미 단청 키캡 키링'도 선보였다. 키링은 단청과 청자 총 2가지 종류로 경북궁 서까래 단청, 청자상감여지무늬대접 등 실제 유물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눌렀을 때 '딸깍' 소리가 나는 클리커(Clicker) 기능도 갖췄다.

두 제품 모두 익숙한 문화유산에 트렌드를 결합해 기존에 없던 독창적인 굿즈를 선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굿즈를 빠르게 포착해 문화유산에 결합한 것이다. 세련된 디자인 역시 놓치지 않았다.
국립김해박물관 특화 상품으로 '판갑옷 와인칠러'가 출시됐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 같은 흐름은 지역 국립박물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박물관은 최근 '지역 국립박물관 뮷즈 콜렉션'을 선보였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치가 있는 지역 문화유산을 알리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장할 수 있도록 상품을 만들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와인 온도를 적당하게 유지해 주는 '판갑옷 와인칠러'와 '가야 토기 부채·손수건 세트' 등을 출시했다. 가야 유산 중 하나인 토기와 갑옷을 주제로 활용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굿즈들이다.

국립진주박물관 역시 '사람 머리 모양 토기 인센스홀더', '천차총통 화병' 등 지역 문화유산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권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