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농민 잡았나… 랜드 푸어 '눈물'

박재근 기자 2026. 9. 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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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농지법 개정 후 거래량 뚝
획일 규제 은퇴·고령농 어려워져
고의 투기 색출, 생계형 구제해야

"우려가 현실화, 농촌엔 랜드 푸어가 늘고 있다." 경남을 비롯해 경북 등 농지 거래량이 5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기 등을 막기 위한 농지 전수조사 후, 재산권 행사가 우려될 정도로 거래는 물론이고 가격도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본보 6월 18일 자 1면 보도) 이 때문에 농지 취득 규제가 농촌과 인구감소지역에서는 고령 농민의 재산권 행사와 농지 거래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1년 LH 투기 사건 이후 강화된 농지법으로 농지 거래가 위축되면서, 농지를 팔아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는 은퇴·고령농이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랜드 푸어(land poor)' 신세란 상황이 됐다.

특히 소작을 제한하고 농지의 투기적 취득을 막기 위한 농지 전수조사 후 이 같은 양상은 더한 실정이어서 인구 감소 지역 등 현실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경남 창원시 의창구)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농지거래 현황'에 따르면 전국 농지 거래량은 지난 2021년 66만 2381필지에서 지난해 31만 4144필지로 52.6% 감소했다. 지목별로는 전과 답 모두 거래량이 줄었다. 전 거래량은 2021년 31만 7562필지에서 지난해 14만 2182필지로 55.2% 감소했고, 답은 같은 기간 34만 4819필지에서 17만 1962필지로 50.1% 줄었다.

A광역지자체 농지 거래량은 지난 2016년 8만 3758필지에서 지난해 4만 1016필지로 51.0% 감소했다. 2022년 6만 3397필지에서 2023년 4만 5745필지로 급감한 뒤 2024년 4만 3815필지, 지난해 4만 1016필지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B지자체 감소 폭은 더욱 컸다. 대구 농지 거래량은 지난 2016년 7835필지에서 지난해 2383필지로 69.6% 줄었다. 2021년 8201필지와 비교하면 70.9% 감소했다.

김 의원 측은 농지 거래 감소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난 2021년 이후 강화된 농지 취득 심사와 사후 관리 제도를 지목했다.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 취득 심사가 강화되고 농지위원회 심의가 도입됐으며, 주말·체험영농 목적의 농지 취득과 불법 농지 거래 광고·중개 등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투기 방지를 위한 제도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농촌에서는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지를 사려는 사람이 줄어든 상황에서 거래 절차까지 까다로워져 농지 처분이 어려워졌다는 목소리다. 특히 경남을 비롯한 농촌은 인구감소지역과 고령 농촌이 많은 만큼 수도권 투기 우려 지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종양 의원은 "투기 우려가 낮은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농지 매매 절차를 간소화하고, 농업진흥지역 규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등 농지 정책을 소유 규제 중심에서 효율적 활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농지 전수 기본조사 후, 조사 대상 1049만필지(136만㏊) 가운데 '농지법'을 어긴 것으로 의심되는 농지는 284만필지(27.0%·30만㏊)에 이른다. 정부는 여기에 수도권 전 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더한 총 78만㏊의 농지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에 나선다. 고의성이 큰 위반 행위와 투기 목적이 뚜렷한 농지에 처분 의무·명령 등 조치를 부과할 예정이다.

반면, 현장 목소리 등을 고려해 관행적으로 이뤄진 경미한 위반 사례는 계도 조치로 수위를 낮춘다. 가령 고령농이 피치 못하게 휴경했거나 인접 농지를 소유한 농민끼리 영농편의를 위해 농지를 바꿔 경작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용 절차 없이 농업용 간이창고를 설치한 것도 해당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투기에 엄정하게 대응하되 일반적인 위반 사례에는 처분보다 계도 등 다양한 대안을 적용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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