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지금 불륜' 새 얼굴 하나 더 남긴 작품" 종영소감

황소영 기자 2026. 9. 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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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혜수가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통해 또 하나의 강렬한 캐릭터를 완성하며 작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4일 최종회가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김혜수는 박경희 역을 소화했다.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끌며 마지막까지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철거촌 출신에서 100만 인플루언서이자 성공한 사업가로 올라선 박경희의 복잡한 욕망과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다.

김혜수는 5일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배우로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와 '어디까지 내려 놓을 수 있는가'를 동시에 고민했던 작품이었다. 단순히 재미있는 작품 하나라기보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얼굴을 하나 더 남긴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작품 속 박경희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내면 사이에 큰 간극을 가진 인물이다. 화려한 의상과 격식 있는 태도로 성공한 삶을 과시하면서도,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에는 거친 말투와 비속어가 튀어나온다. 김혜수는 이처럼 상반된 모습을 한 인물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박경희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특히 인물이 가진 불안과 결핍을 과장된 감정 표현 대신 섬세한 연기로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 성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가족과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 다시 밑바닥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표정과 말투, 행동 곳곳에서 드러났다.

김혜수가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은 7회에서 주요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두 모이는 장면. 작품 속 여러 갈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중요한 순간으로, 박경희가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 놓은 질서 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들과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김혜수는 이 장면에 대해 "누구 한 사람의 감정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 화면 안에서 모든 인물의 반응과 움직임이 동시에 살아 있어야 하는 구조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은 7회를 약 40분간의 리얼타임 형식으로 구성해 장면을 잘게 나누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갔고, 인물들이 같은 공간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도록 연출했다.
김혜수,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꼽은 말은 "차라리 불륜이면 좋았을텐데.."였다. 작품의 제목과도 맞닿아 있는 이 대사는 단순한 사건을 넘어 박경희가 마주한 진실의 무게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의상 역시 캐릭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혜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일로 버건디 컬러 슬릿 원피스와 브릭 컬러 새틴 트렌치 코트 조합을 선택했다. 6회 후반부터 8회 에필로그까지 오랜 시간 등장하는 의상인 만큼 제작 단계부터 인물의 상황과 변화가 충분히 반영됐다.

특히 버건디 컬러는 박경희의 심리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가 됐다. 욕망과 성숙함, 관능적인 분위기뿐 아니라 불안과 피의 이미지를 동시에 품은 색을 활용해 사건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수록 변해가는 박경희의 상태를 드러냈다.

김혜수는 의상에 대해 "경희의 의상이 사건이 본격화된 뒤 핏빛 계열로 이동한다는 암시를 줬으면 했다"며 캐릭터의 내면과 외적인 스타일을 연결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박경희가 보여준 화려한 외형 역시 캐릭터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였다. 리본 장식 블라우스와 강렬한 색감의 원피스, 트렌치 코트, 고급스러운 트위드 재킷 등 과감한 스타일은 성공한 삶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그의 욕망을 시각화했다. 풍성한 히피펌까지 더해져 외적으로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콤플렉스와 불안이 자리한 인물의 특성이 더욱 선명해졌다.

김혜수는 이러한 외적인 요소를 단순한 스타일링으로 소비하지 않고 연기와 연결했다. 상류층의 문화를 동경하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보이게 만들려는 박경희의 행동 하나하나에 과거와 현재가 함께 묻어나도록 표현한 것이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제목처럼 불륜이라는 소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관계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그 중심에서 김혜수는 냉정함과 허탈함, 분노와 슬픔을 오가는 박경희의 여러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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