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월 고용 16만명 크게 증가…금리인상 불씨 '재점화'
고용 호조에 연준 9월 금리인상 가능성 재부상
물가 부담 여전…금리 향방 둘러싼 시장 긴장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현지시간 4일,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월보다 16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만3000명을 약 3배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실업률은 4.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고용지표의 내용은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선 두 달의 고용 수치도 상향 조정됐다. 7월 고용은 당초 2만3000명 감소에서 2만1000명 증가로 수정되면서 감소 기록이 사라졌다. 6월 역시 기존보다 1만1000명 늘어난 3만1000명 증가로 조정됐다. 6월과 7월을 합치면 당초 발표보다 5만5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된 셈이다.
업종별로는 음식 서비스 및 주점에서 5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지방정부 교육 부문에서도 4만2000명이 증가했으며 제조업 고용도 1만6000명 늘었다. 건설업에서도 2만2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 관세정책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환경에서 제조업 고용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반면 고용시장의 온기가 모든 산업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미국 고용 증가를 견인했던 보건의료 분야는 1만3000명 증가에 그쳤다. 최근 12개월 월평균 증가폭인 3만2000명과 비교하면 고용 창출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정보산업에서는 오히려 2만3000명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인공지능 기술 확산과 기업들의 인력 효율화가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저채용·저해고' 현상이다.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지 않으면서도 신규 인력 채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흐름이다. 기존 근로자에게는 고용 안정성이 유지되지만, 신규 졸업자나 이직 희망자에게는 취업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 고용 숫자가 증가했다고 해서 노동시장 전반의 체감 여건까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미국 경제에서는 노동시장 냉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됐지만, 8월 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고 과거 수치까지 상향되면서 연준이 고용 악화를 이유로 정책을 완화할 명분은 약해졌다.
더욱이 물가 부담도 남아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수준을 여전히 웃도는 상황에서 고용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면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고용과 물가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 가운데 노동시장에 대한 긴급 대응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물가 안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고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고용 호조가 경기에는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 주식과 채권, 가상자산 등 금리에 민감한 자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 달간의 고용 증가만으로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위험이 있다. 고용시장 참여율은 61.6%로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고, 장기 실업자도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업종별 편차 역시 뚜렷하다.
고용 증가가 지속 가능한 경기 확장에 따른 것인지, 특정 산업의 계절적 요인과 조정 효과가 반영된 것인지 추가적인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8월 고용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는 우려에는 제동을 걸었지만, 연준의 고민을 끝내지는 못했다. 강한 고용은 경기에는 호재지만 금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발표될 물가 지표와 임금 상승률, 소비 흐름이 미국의 금리 경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