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팀서 CEO 옆자리로…‘AI 조직’ 힘 주는 증권사

변수연 기자 2026. 9.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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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 또는 별도 본부·센터로 확대하며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IT·디지털 부서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AI 활용이 경영진이 직접 챙기는 전사 과제로 격상되는 동시에 현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CEO 직속 AI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다.

결국 증권사 AX 경쟁의 성패는 늘어난 조직과 AI 서비스를 실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얼마나 잘 연결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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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CEO 직속 AI전략본부 신설
신한·미래 등도 전담조직으로 확대
투자서비스까지 활용 영역도 넓혀
생산성 향상 입증 땐 더 커질 수도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 또는 별도 본부·센터로 확대하며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IT·디지털 부서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AI 활용이 경영진이 직접 챙기는 전사 과제로 격상되는 동시에 현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늘어난 조직과 AI 서비스를 실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연결하면 관련 조직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1월 CEO 직속 ‘AI전략본부’를 신설했다. CEO 직속 AI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우리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다.

AI전략본부는 현업에서 반복되는 업무나 불편을 찾아 AI를 적용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상대적 후발주자인 우리투자증권은 대규모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 뒤 활용처를 찾기보다 현업에서 제기된 과제를 서비스 단위로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데이터 수집부터 AI 모델 적용, 배포와 개선까지 한 조직에서 맡아 작은 과제는 현업 요청 후 빠르면 일주일 안에 서비스로 구현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본부 출범 약 4개월 만에 30여개의 사내 업무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자체 AI 플랫폼 ‘테스(Thes)’를 기반으로 사내 지식검색 ‘우투GPT’를 비롯해 광고심의, 법률 검토, 수시공시 판단, 고객상담 지원 등 7종의 AI 에이전트도 운영 중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AI 관련 별도 조직을 두고 힘을 싣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AX본부를 신설해 전사 AX를 추진하고 있다. 각 부서가 AI 에이전트 과제를 발굴·개발하는 등 AI 활용을 현업 단위로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AI전략실’을 신설해 전사 AI 전략과 디지털자산 관련 신사업을 맡겼다. 하나증권은 이달 새로 선보이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AI 기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Tech&AI부문 내 AI솔루션본부를 중심으로 AI와 디지털자산 등 신기술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6월에는 ‘AI Engineering본부’를 신설하고 카카오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상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도한 신명철 상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KB증권은 지난해 AI·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 박재만 상무를 영입해 AI 기반 업무 혁신과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디지털혁신본부를 별도 편제하고 AI를 접목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사내 핵심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한 전사 AI 플랫폼을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7월 AX/PX센터를 설립해 조직 전반의 AX 실행력 강화에 나섰다.

중소형 증권사에도 AI 전담 조직 신설이 확산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기획실 산하에 AX팀을 신설하고 중소형사 최초로 클라우드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조직 확대와 함께 AI를 적용하는 업무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생성형 AI 도입 초기에는 문서 요약이나 사내 챗봇 등 개별 업무 자동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법무·준법, 리서치,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고객상담 등 현업 전반으로 활용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AX 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력이나 업무를 완벽히 대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올 6월 말 기준 4만 315명으로 지난해 말(3만 9530명) 보다 증가했다. 결국 증권사 AX 경쟁의 성패는 늘어난 조직과 AI 서비스를 실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얼마나 잘 연결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업계의 비용 효율화 움직임이 이어지는 만큼 AI 도입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할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종 우리투자증권 AI전략본부장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역량을 증강하고 확장하는 기술”이라며 “AI 도입 기업 중 실제 가치 실현 단계로 넘어가는 곳은 5%에 불과한 만큼, 혁신의 본질은 기술 도입 자체가 아닌 문제 해결에 있다”고 강조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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