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류준열 "데뷔후 첫 1인 2역 도전… 점 있는 렌즈 끼고 목소리 톤 조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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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과 설경구, 이규형이 주연을 맡고 장르 드라마의 대가 김홍선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가 첫 공개이후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5위에 오르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그리고 형사 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로 총 10부작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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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류준열과 설경구, 이규형이 주연을 맡고 장르 드라마의 대가 김홍선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가 첫 공개이후 단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5위에 오르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그리고 형사 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로 총 10부작 드라마다.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이름과 신분, 재산까지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는 은둔형 소설가 문재 역과 3년 동안의 치밀한 계략을 통해 문재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은 들쥐 역을 동시에 오가며 데뷔 이후 첫 1인 2역에 도전한 류준열이 있다. 류준열은 두 명의 인물을 차별화시키기 위해 극과 극의 변신을 꾀하기보다 눈 흰자위에 점을 찍은 렌즈를 끼운다거나 목소리의 변화 등으로 미세한 차이를 뒀다.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들쥐'의 홍보에 나선 류준열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초기 대표작 tvN '응답하라 1988'의 끼쟁이 고교생 김정환부터 영화 '택시운전사'의 광주 대학생 구재식, 영화 '더킹'의 조폭 최두일과 좀 더 대중성이 강화된 영화 '올빼미'의 맹인 침술사 천경수, 영화 '외계+인' 1, 2부의 무륵,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의 배진수까지 청춘의 싱그러움부터 청춘만의 시대적 고뇌, 판타지 장르에서의 히어로와 시대 풍자물에서의 화자 역할까지 장르와 인물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늘 새로운 걸음을 디뎌온 류준열은 넷플릭스 '들쥐'를 통해 다시 한 번 소리 없는 도전에 나섰다.

매번 인터뷰 만남에서 흥행의 유무나 평단의 호불호 반응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아왔던 류준열이지만 '들쥐'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꽤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눈치다. 이번 달 만으로 40세가 되었다며 너스레를 떨던 그는 세간의 평가나 호사가들의 비판에 좌지우지되기보다 매번 도전하고 싶은 작품에 더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작품에 대해서나 삶에 대해 조바심 없는 여유 넘치는 태도에서 제 2막을 향한 그의 비전이 엿보였다.
"처음 대본을 손에 쥐었을 때부터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어요. 대본이 완결까지 한 번에 다 주어지는 게 아니다 보니 결국 원작까지 찾아보게 됐죠. 그 과정에서 하나씩 궁금증을 해소해 나가는 지적 쾌감이 대단했습니다. 요즘 넷플릭스 시리즈는 마치 9시간짜리 장편 영화를 보는 듯한 밀도를 줍니다. 작위적으로 호흡을 늘어뜨리지 않고 문재가 들쥐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서서히 베일이 벗겨지는 구조라 그야말로 '엔딩 맛집'이 될 수밖에 없었죠. 주변 분들에게도 '퇴근이나 수면을 지키고 싶다면 꼭 회차 중간에서 끊으라'고 조언할 정도에요"

두 명의 자아를 스크린 위에 팽팽하게 대립시켜야 하는 1인 2역이라는 어려운 과제 앞에서 류준열은 인위적 시각 장치 등을 통한 과시가 아닌 철저한 절제를 통한 차별을 꾀했다. 장르적 쾌감을 위해 흔히 쓰이는 파격적인 분장이나 보형물 등의 시각 장치에 기대지 않고, 관객의 시선이 머무는 찰나의 순간에 미세한 공기의 질감을 바꾸는 방식으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다른 작품들처럼 코나 눈에 커다란 보형물을 덧대는 식의 과장된 외형 변화는 피하고 싶었어요. 대신 은은하고 묘하게 차이를 두려 했어요. 문재와 들쥐의 귀 형태를 다르게 세팅하고 헤어스타일에서도 문재는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들쥐는 차갑게 뻗은 직모로 연출했죠. 들쥐의 직모를 위해 헤어팀이 가발을 씌우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머리를 펴고 당기며 매번 5시간씩 공을 들였죠. 눈빛의 이질감을 위해 렌즈 끝부분에 인위적인 반점을 심었고, 실제 제 얼굴에 있는 점을 들쥐 분장을 할 때는 지우고, 문재에게는 살려두기도 했어요. 아주 미세한 차이인데 그걸 알아봐 주시는 시청자들을 보며 정말 감사했죠."
한 배우가 연기하는 두 인물을 한 프레임에 담아내야 하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배우와 스태프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 돌아가야만 최고의 결과물을 빚어낼 수 있었던 만큼 선장 김홍선 감독의 우직한 추진력은 프로덕션을 지탱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김홍선 감독님은 거친 파도가 친다고 해서 결코 닻을 내리지 않는 선장이셨어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서울 근교에서 촬영을 시작해 남도 끝 섬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촬영이 진행됐죠. 거친 파도가 들이쳐도 배를 멈추지 않는 김홍선 감독님의 리더십에 절대적인 신뢰가 생겼습니다. 크랭크업 날 감독님께서 '준열아, 너 같은 배우를 처음 만나봤다. 함께 해서 정말 행복하고 고마웠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늘 연기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해 주시고 잘 할 때는 칭찬을, 좀 아니다 싶을 때는 '아니야 이 자식아'라며 허물없이 이끌어주신 설경구 형님과 함께한 시간도 잊지 못할 자산입니다."
공식 데뷔작이 영화 '소셜포비아'(2015)이니 40세를 맞은 올해 12년차 배우로 활동 중이다. 30대에 1000만 관객 영화와 텐트폴 영화, 작가주의 드라마 등을 두루 경험했고 관객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1980년대생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나태해질 법도 하지만 마음이 교만함으로 혹은 지나친 비판으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려 한다.
"연기자로서는 매번 '나 정도 하는 배우가 몇이나 있겠어'라고 자신감이 차오르다가도 교만함이 고개를 들면 '나 같이 연기 못하는 애도 없다'고 그런 마음을 짓누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마음의 균형을 잡아 나가려고 해요. 작품을 대할 때 꼭 가지려는 마음 하나는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연기를 해나가려고 해요. 최근 들어 영화 수입과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새로운 소속사에서 이를 잘 서포트 해주겠다고 해서 힘이 되고 있어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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