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결정 없다”는데 군함·초계기까지… 호르무즈로 좁혀지는 선택지

제주방송 김지훈 2026. 9. 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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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국군과 군 자산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4일 정치권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해협에 병력과 군 자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이란 대응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자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군 자산과 병력 파견도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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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지원함·해상초계기·기뢰 제거 전력 거론… 군 자산 움직이면 장병도 따라간다
트럼프 공개 압박 뒤 ‘실질적 기여’ 넘어 ‘군사적 기여’ 논의… 정부 검토 수위 상승
靑 ‘파병 가닥’ 보도 공식 부인… 실제 파견 땐 국회 동의·장병 안전·대이란 관계 관건
호르무즈해협.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국군과 군 자산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파병이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청와대는 정부가 파병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일부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검토하는 선택지는 이전보다 무거워지는 모습입니다.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기뢰 탐지·제거 전력 등 실제 군 자산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실질적 기여’도 지난달 ‘군사적 기여’ 논의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 초계기·군수지원함 거론… 군사적 선택지 구체화

4일 정치권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해협에 병력과 군 자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P-8A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군수지원함, 기뢰 탐지·제거 관련 전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정부가 신형 군수지원함 소양함과 P-8A 등을 파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부분은 정부가 공식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는 현재 논의 중인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전력의 공통점도 눈에 띕니다. 전투함을 앞세우기보다 감시·정찰과 군수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중심입니다.

하지만 ‘비전투 자산’이라는 분류가 곧 병력 없는 지원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함정에는 승조원이 필요하고 초계기에도 조종사와 임무요원이 탑승해야 합니다. 군 자산 파견이 현실화되는 순간 장병의 해외 파견 문제로 이어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압박 이어지자 ‘군사적 기여’ 등장

논의가 여기까지 온 과정에는 미국의 요구가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국가로 한국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을 거론하며 해협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시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었다며 군 투입에는 거리를 뒀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표현은 ‘실질적 기여’였습니다.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지지부터 인력 파견과 정보 공유, 군사자산 지원까지 기여 수준을 나눠 대응하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이 가운데 군 자산 지원은 가장 높은 단계에 해당합니다.

변곡점은 지난달 찾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이란 대응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자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보름여 만에 군수지원함과 해상초계기 등 구체적인 전력의 이름이 파병 검토 보도에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압박만으로 정부가 파병 방향을 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청와대 역시 바로 이 지점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 기여’라는 넓은 범위에서 출발한 논의가 군 자산과 병력을 포함할 수 있는 단계까지 들어온 흐름은 분명해졌습니다.

■ 미국 요구만의 문제 아니다… 한국 원유 수송로도 걸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배경에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도 있습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면서 한국이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는 주요 통로입니다.

해협의 불안이 장기화하면 원유 수급을 넘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상승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습니다. 산업계의 비용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한국이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이유입니다.

따라서 군사적 기여 논의에는 서로 다른 두 문제가 겹쳐 있습니다.

한미동맹 차원의 요구에 어디까지 응할 것인지와 한국의 에너지 수송로를 어떤 방식으로 지킬 것인지입니다.

둘을 같은 문제로 묶을수록 파병의 목적과 임무는 오히려 더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 ‘비전투’로 보내도 분쟁 해역… 임무 경계가 핵심

군수지원함과 해상초계기 등을 선택한다고 해서 위험까지 낮은 수준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상초계기가 어느 범위까지 감시·정찰에 나설지, 확보한 정보를 어느 국가와 공유할지에 따라 우리 군의 역할은 달라집니다.

군수지원함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지원하는지에 따라 임무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실제 파견이 추진된다면 ‘전투병을 보내지 않는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작전구역과 임무, 지휘체계부터 다른 국가의 군사작전과 우리 군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지, 공격을 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고 어느 상황에서 철수할지까지 정해야 합니다.

결국 군 자산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군에 부여되는 임무입니다.

■ 국군 해외 파견은 국회 동의… 청해부대 활용도 쟁점

헌법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한 동의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부대를 편성해 호르무즈해협에 보낼 경우 정부는 파견 목적과 규모, 임무, 작전구역 등을 담은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동의안이 통과됩니다.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2020년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졌을 당시 정부는 별도의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와 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꼽힙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청해부대가 기존 파병동의안에 규정된 범위를 벗어나 다른 해역에서 작전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청해부대를 활용하더라도 기존 임무를 넘어서는 작전을 맡긴다면 국회의 판단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 靑은 선 그었지만…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더 늘어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군 자산과 병력 파견도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반면 소양함이나 P-8A의 파견, 병력 규모, NSC 상정과 국회 동의안 제출 일정은 정부가 확정 발표한 사안이 아닙니다. 청와대 역시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실제 선택지를 검토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논의가 군 자산과 병력 파견까지 넓어진 만큼 앞으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판단의 기준과 이유를 함께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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