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참모총장 모두 공석된 미 육군···“헤그세스, 군 현대화 대신 ‘문화 전쟁’ 집중”

댄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이 사임하는 등 최근 군 수뇌부의 사임이 잇따르면서 미 국방부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이란 전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문화 전쟁’을 우선시하고 유능한 군인들을 배제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CNN은 2일(현지시간) 헤그세스 장관이 육군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전쟁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던 군 주요 직책 인사들을 밀어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드리스콜 장관은 전날 엑스에 “내일이 이 직책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고 밝혔다. 드리스콜 장관이 사임하면서 미 육군은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가 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4월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을 해임했다.
드리스콜 장관이 사임한 배경에는 헤그세스 장관이 이른바 문화 전쟁에 집중하면서 육군 현대화를 주도하던 주요 인사들을 해임하는 것에 관한 갈등이 있었다고 CNN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 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를 척결하겠다며 트랜스젠더 신병 모집 중단, 인종 할당제 폐지 등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축소하는 조치를 추진해왔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드리스콜 장관은 육군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실험하고, 장비를 조달하는 속도를 바꾸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반면 헤그세스 장관은 군인들이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누가 그들을 지휘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고 CNN에 말했다.
드리스콜 장관뿐만 아니라 크리스토퍼 도너휴 전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 데이비드 호드니 전 육군 변혁·훈련사령관 등 미군 현대화에 집중했던 주요 인사들의 사임도 내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너휴 전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무인기(드론) 전술을 배우고 이란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기술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군수품 고갈과 병력 배치 등의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방부 내 리더십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군 최고위 장성들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대이란 군사작전을 장기화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국방부 대변인을 역임한 크리스 미거는 “상원 인준이 필요한 육군 장관이나 참모총장 자리가 공석인 것은 전시 상황에서 심각한 리더십 공백”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엑스에 “헤그세스 장관은 국가 방위와 우리 군의 건강 및 복지를 위한 중대한 업무에 냉정하게 임하기보다는 문화 전쟁을 부추기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이 군의 역량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기를 촉구한다”고 썼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현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국방부 전체가 그의 비전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운전 베테랑도 헷갈려요”…자동차 기어 ‘S·B’ ‘+·-’ 대체 언제 쓰는 건가요?
- 네팔·한국 구호대, 중국인 1명 구조…한국인 실종자 근무 발전소서 발견
- ‘물고문·담뱃불에 성 착취물까지’ 10대 여학생들 집유 확정
- 조국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 공소취소 아니라 면소로 가야”
- “잠이 안 오는 이유, 침대 옆에 있었다”…숙면 방해하는 물건 5가지
- “진짜 같지도 않은데 왜 보지?”…사람보다 ‘가짜 캐릭터’에 더 끌리는 이유 [이윤정 기자의
- [단독]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쪼개기 후원’ 의혹…지역구 기업 일가가 3년간 3000만원 줬다
- 계곡서 아들 구한 아빠 등 숨져···울진서 물놀이 사고로 4명 사망
- ‘나혼산’, 전현무 ‘즉흥 여행’ 조작 논란에 사과···“알마티 선택 가능성 커 스태프 티켓
- 샤인머스캣, 미묘하게 다른 빛깔…‘이 색’ 골라야 더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