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꿴 소각장”···주민들, 세종시에 “상고 말고 원점 재검토”

세종시 북부권 주민들이 전동면 송성리 일원에 추진 중인 폐기물처리시설(친환경종합타운) 조성사업을 두고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사업”이라며 세종시에 상고 대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북부권쓰레기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친환경종합타운 입지 결정·고시 취소 판결과 관련해 “지난 6년간 이어진 주민들의 싸움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었다”며 “세종시는 이번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더 이상 갈등을 장기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고법 제2행정부는 지난 1일 전동면 송성리 일원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북부권쓰레기소각장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회’ 소속 이모씨 등 9명이 세종시를 상대로 낸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결정·고시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주민들이 이번 판결을 두고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주민대표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련 법령은 입지선정위원회에 단순히 세종시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니라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대표’가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2023년 3월30일 최종 입지를 의결한 입지선정위원회의 주민대표 5명 가운데 적어도 4명이 법에서 정한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대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민대책위는 “실제 소각장 예정지 주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는 기존 주민대표가 사퇴하고 주민대표 추천이 원활하지 않아 다른 지역의 주민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이유로 법에서 정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주민대표로 구성한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책위는 이번 판결이 단순히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을 넘어 주민참여를 전제로 한 행정의 기본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의 반대가 크거나 행정기관이 주민대표를 선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이 정한 주민참여 절차를 사실상 우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의미”라고 밝혔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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